식품원산지·환경호르몬 감지하는 인공 코 개발 '성공'

부산대 연구진이 고유의 향을 가진 화학물질을 감지하는 일명 ‘인공 코’ 개발에 성공했다. 앞으로 식품 원산지 판별이나 환경 호르몬 감지 등 분야에서 다양한 기술 활용되는 것은 물론 암세포를 찾아내는 데까지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부산대는 오진우 나노과학기술대학 나노에너지공학과 교수와 김규정 광메카트로닉스공학과 교수 공동연구팀이 최근 세포 특유의 호흡분비물을 감지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인공 코(artificial nose)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7일 밝혔다.

인공 코란 특수한 향을 가지는 물질을 검출 가능한 시스템을 일반적으로 일컫는 표현으로 이번에 개발한 인공 코는 특이한 향을 가지는 방향족(芳香族·aromatic series) 물질들을 색깔의 변화를 통해 검출하는 시스템이다. 인간의 코로는 감지할 수 없는 극미량의 방향족 물질도 검출 가능하며, 그 종류까지 구분 가능해 식품 원산지 판별과 환경 호르몬 감지 등 실생활에서의 폭넓은 적용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연구팀은 유전자 조작을 통해 다양한 물성을 쉽게 조절 가능한 생체 친화적 물질인 ‘M13 박테리오파지(Bacteriophage)’를 규칙적으로 배열해 ‘인공 코’를 제작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인공 코는 방향족 화학물질에 노출되면 박테리오파지 배열에 구조적 변화가 생겨 노출된 물질에 따라 각기 다른 독특한 색깔 변화를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오 교수는 “세포의 호흡시에 분비되는 다양한 방향족 화학물질을 인공 코를 이용해 분별 감지함으로써 호흡 분비물을 이용해 향후 암세포를 감지할 가능성까지 기대하고 있다”며 후속 연구를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산대 연구진의 이번 논문은 연구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영국 왕립 화학회에서 발행하는 화학분야의 세계적 권위지인 ‘Chemical Science’의 지난달 1일 자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부산=조원진기자 bscit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