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태제과가 고향만두 출시 30주년을 맞아 기존 만두와 왕만두의 중간 격인 23g 제품으로 시장 주도권 재탈환에 나섰다. 1인 가구에 최적화된 신제품으로 냉동만두 시장을 휩쓸고 있는 CJ제일제당 ‘비비고 왕교자’의 아성을 무너뜨리겠다는 각오다
해태제과는 7일 대형 만두보다 크기는 작으면서도 쫄깃한 식감을 높인 ‘고향만두 교자’를 출시하고 이달 중순 고급 만두전문점에서 파는 형태의 빙화만두, ‘날개달린교자’를 선보인다고 밝혔다. 이번 제품들은 특히 1개당 무게 23g으로 현재 만두 시장 전체의 30%가량을 점유하는 35g 왕교자보다 가볍다. 단 5분 안에 조리할 수 있고 한 입에 먹을 수 있어 1인 가구 식습관에 안성맞춤이라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고향만두 교자는 만두피의 수분함량도 30% 후반까지 높여 얇으면서도 탄력 있게 만들었다. 만두국이나 군만두 요리에도 맛과 형태가 변하지 않고 육즙손실도 거의 없다. 날개달린교자는 최적화된 전분액을 만두 밑면에 붙이는 기술을 적용, 물과 기름 없이 후라이팬에 올리면 아랫부분은 군만두, 윗부분은 찐만두로 즐길 수 있는 제품이다.
해태제과 관계자는 “만두 종주국인 중국과 일본에서도 23g 제품과 비슷한 크기의 제품이 보편적”이라며 “35g이 주류인 시장의 판을 바꾸고 새로운 만두의 표준을 제시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해태제과가 지난 1987년 출시 이후 올해로 30주년을 맞은 고향만두를 이렇게 대대적으로 혁신한 것은 최근 CJ제일제당 비비고 왕교자에 상실한 시장 주도권을 다시 가져오기 위해서다. 23g 만두라는 독보적인 기술을 바탕으로 35g 위주의 시장 판도를 단숨에 뒤엎겠다는 것.
고향만두로 20년 이상 냉동만두 시장의 터줏대감 노릇을 하던 해태제과는 지난 2013년 비비고 왕교자가 출시되자 이듬해부터 냉동만두 시장 1위 자리를 CJ제일제당에 곧바로 내줬다. 그나마 교자만두 시장에서는 2014년만 해도 50%가 넘는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었으나 이마저도 2015년 역전됐다. 부랴부랴 왕교자 신제품을 내며 뒤쫓았지만 아류라는 이미지를 넘지 못했다. 지난해 기준 냉동만두 전체 시장에서 CJ제일제당과 해태제과의 점유율은 각각 40.4%, 17.6%로 간극이 점점 벌어지고 있다. /박준호기자 violat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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