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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조선 선가 끝모를 하락에 조선사 울상

원가 상승분 반영 못해

수익률 1%도 안나올 듯

극심한 불황 탓에 웃을 일 없는 조선업계에 그나마 수주 ‘단비’가 되고 있는 초대형 유조선(VLCC)의 신조 선가(船價)가 바닥 모른 채 떨어지고 있다. 가뭄에 콩 나듯이 발주가 나와 조선소들이 수주는 하고 있지만 원가 보전도 어려울 것이라는 게 전문가 분석이다.

8일 영국 조선·해양 전문 분석기관인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이달 초 기준 VLCC 신조 선가는 척당 8,100만달러로 집계됐다. 불과 올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척당 8,400만달러 수준이던 VLCC 선가가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다. 지난 2008년 9월 척당 선가가 1억6,200만달러인 것과 비교하면 정확히 반토막났다.

임강빈 해운거래정보센터 책임연구원은 “올해 44척의 신조 선박 인도가 예정돼 있는 등 공급 과잉이 심화하면서 VLCC 신조 선가가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선가가 낮아지면 배를 만드는 조선소의 수익성에 치명적이다. 특히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후판(선박 건조에 쓰이는 두께 6㎜ 이상 철판) 가격 인상이 단행된 최근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클락슨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적으로 총 5척의 VLCC가 발주된 것으로 집계됐는데 이 가운데 4척을 현대중공업이 수주했다.



선가는 급전직하하지만 일단 일감은 확보해야 하는 조선소 입장에서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선가를 낮춰서라도 수주한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 관계자는 “원재료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 상승분은 선가에 반영조차 못했을 것”이라면서 “조선소마다 원가 구조가 다르겠지만 수익률이 1%도 안 나올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재영기자 jyha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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