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미술관의 ‘개점 휴업’이 본격화됐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부인으로 삼성미술관을 이끌던 홍라희(72) 관장이 지난 6일 관장직에서 물러난 데 이어 동생인 홍라영 총괄부관장도 8일 사퇴했다.
또한 오는 4월 중순 용산구 한남동 리움에서 개막하기로 하고 세부일정을 조율 중이던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 김환기 회고전과 9월께로 예정했던 서예전 ‘필(筆)과 의(意): 한국 전통서예의 미(美)’ 등 기획전이 모조리 취소됐다.
홍라영 부관장은 앞서 지난 2008년 삼성 비자금 파문과 관련해 언니 홍 관장이 사퇴한 3년 여 기간에도 줄곧 자리를 지켜왔다. 하지만 홍 부관장의 전격 사퇴로 삼성미술관에서 오너 일가는 완전히 손을 뗀 격이다. 이에 미술계 일각에서는 “삼성이 미술 관련 사업을 접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삼성미술관 측은 “기존 소장품을 보여주는 상설전은 계속할 예정”이라고만 밝혔다.
이미 지난해 말부터 ‘최순실 국정농단’과 관련해 삼성이 거론되면서 삼성문화재단은 급격히 위축됐고 올해 전시 계획으로 예년에 비해 극히 적은 단 두 개만의 기획전만 발표했는데 이마저 취소됐다.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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