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LG생활건강과 현지 업계에 LG생활건강의 항저우(杭州) 화장품 공장이 최근 항저우시 당국의 소방점검에서 천장을 방화자재로 바꾸라는 시정명령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아직 공식 통지서는 받지 않았으나 1개월간의 가동 중단 조치가 내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롯데 외에 중국내에서 영업정지를 당하는 첫 한국 대기업인 것으로 보인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중국 항저우공장이 중국 당국으로부터 불시 소방점검을 받았다”며 “다만 중국 당국이 당장 가동 중단 조치를 내리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영업정지가 현실화 될 경우 LG생활건강은 중국 업체와 합작으로 운영하던 화장품 공장 운영에 적잖은 타격을 입게 될 전망이다. LG생활건강은 중국에 2곳의 공장을 가동 중인데 항저우공장은 스킨로션 등 범용 화장품을 생산하며 중국에서 연간 70억 원 정도의 매출을 내고 있다. 베이징공장은 치약 등 생활용품을 제조하고 있다. 항저우 공장 매출은 LG생활건강 중국법인 화장품 매출의 2.6% 수준이다.
한편 업계에서는 중국의 사드 보복이 롯데를 넘어 다른 한국 기업으로 확대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8일 현재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롯데마트 중국 내 지점 수는 모두 55곳으로 전체 점포 99개의 절반을 넘어선 상태다.
특히 중국 당국은 현지에서 인기가 높은 한국 화장품 분야로 보복의 눈길을 돌리기 시작한 것으로도 보인다. 현지 생산된 화장품 외에도 중국으로 수출되는 한국산 화장품도 전수 검사, 인증 강화 등의 비관세 장벽으로 통관이 지연되며 중국 소비자들의 불매운동 대상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지윤기자 lu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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