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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로템 고속철 시운전 동승해보니] 제한속도 넘자 순간 자동제어…"이 기술력, 평창서 세계에 알릴 것"

원강선 투입 앞두고 최종 점검

올림픽 통해 국내 첫 수출 목표

현대로템 관계자들이 고양 차량기지~광주송정역 구간에서 진행된 최종 납품 전 시운전에서 체크 리스트를 확인하고 있다./사진제공=현대로템




“최고 허용 속도를 넘겼을 때 열차가 자체적으로 속도를 낮추는지 확인하겠습니다. 충격이 발생할 수 있으니 놀라지 마세요.”

지난달 28일 오전9시46분 코레일 고양 차량기지를 출발한 KTX-산천 9031편 고속열차가 공주역 부근에 진입하자 한 평이 채 되지 않는 기관실이 긴장감으로 가득 찼다. 열차가 특정노선 구간 최고 허용 속도인 시속 270㎞를 무시한 채 내달리자 기관실에는 순간 전면 붉은색 버튼에 불이 들어오면서 비상벨이 요란하게 울렸다.

전원 공급이 일시 차단되면서 시속 280㎞를 넘던 열차는 제한 속도 아래인 시속 269㎞까지 순식간에 뚝 떨어졌다. 이 과정에서 고속 관성 때문에 온몸이 전면 유리 쪽으로 쏠렸다. KTX-산천 제작사인 현대로템 관계자는 “지상 신호를 받은 열차가 자동으로 속도를 낮추는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현대로템은 이날 원주~강릉(원강선) 구간에 투입될 고속열차 시운전을 진행했다. 기자는 2시간여에 걸쳐 고양기지~광주송정역 총 323㎞ 구간에서 이뤄진 현대로템 고속열차 시운전에 동승했다.

현대로템 시운전은 코레일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 투입을 위해 발주한 총 15편성(10량이 1편성) 가운데 아홉 번째 편성에 대한 납품 전 최종 점검이었다. 시운전은 차량 기지가 아닌 실제 승객을 태운 고속열차가 운행되고 있는 호남선 선로 위에서 진행됐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실제 영업운행 환경을 상정해 다양한 시간대에서의 운행 이상 여부를 점검하기 위해 낮에는 물론 밤에도 시운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운전은 빈틈없이 이뤄졌다. 제작사인 현대로템 관계자들은 코레일과 철도기술연구원 측에 시험 항목과 목적·결과를 시운전 내내 설명했다. 항목 하나하나에 대한 검사가 끝날 때마다 시운전에 입회한 철도연구원 측 관계자는 ‘검사 리스트’에는 꼼꼼히 체크 표시를 했다.

현대로템에겐 이번 원강선 시운전이 그 어떤 고속열차 시운전보다 의미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평창 동계올림픽에 투입되는 원강선 고속열차를 통해 국산 고속철의 기술력을 전 세계에 알리겠다고 벼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동계올림픽인 만큼 선수단과 관람객 수송을 통해 국산 고속철의 기술력을 해외에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본다.

현대로템은 특히 올해 발주가 예상되는 말레이시아~싱가포르 고속철 사업 수주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사업 규모만 120억달러에 이르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고속철 국제 데뷔 무대로 삼겠다는 각오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최고의 품질과 기술력으로 아직 이루지 못한 국산 고속철의 해외 수출 물꼬를 트겠다”고 말했다.

/고양·광주=한재영기자 jyha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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