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가 모바일 게임이 잇따라 흥행에 성공하며 주식시장에서도 반등의 포문을 열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 레드나이츠’로 ‘PC 온라인 게임의 명가이지만 모바일 대응에는 늦었다’는 시장의 평가를 떨쳐냈다. 특히 국내 게임의 불모지로 여겨지는 북미와 유럽 시장에 자체 개발 게임을 출시하겠다는 목표를 밝히고 있어 글로벌 성과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엔씨소프트의 주가는 지난달 외국인의 매수세에 힘입어 30만원대를 회복했다. 지난달 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로 중국이 자국 시장에 진출한 외국 게임에 대해 규제를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옴에 따라 게임주 전체가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예상에 26만원선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이후 모바일 게임 출시 효과를 되살리며 29만원선까지 올라온 상태다. 16일에는 전날보다 0.34% 떨어진 29만6,5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12월 자체 개발한 ‘리니지 레드나이츠’를 출시했다. 이 회사의 유명 PC 게임인 리니지를 기반으로 최근 인기가 높은 모바일 게임 장르인 역할수행게임(RPG)을 개발한 것인데 리니지 레드나이츠는 구글플레이 최고매출 게임 2위까지 오르며 매출 신장에 한몫하고 있다. 이후 지난달 출시한 또 다른 RPG ‘파이널블레이드’ 역시 구글플레이 최고매출 6위까지 오르며 엔씨소프트는 최초로 모바일 게임 ‘연타석 안타’를 기록했다. 김한경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리니지 레드나이츠와 파이널블레이드를 합친 일 매출이 약 6억원으로 추정된다”며 “엔씨소프트의 모바일 경쟁력이 조금씩 검증되고 있어 향후 출시될 기대작 라인업에 대한 전망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엔씨소프트는 올해 상반기 또 다른 리니지 기반 모바일 게임인 ‘리니지M’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이동륜 KB증권 연구원은 “엔씨소프트의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의 성공과 국내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장르의 유행은 2·4분기 출시 예정인 ‘리니지M’의 성공 기대감을 높여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호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가장 흥행을 담보할 수 있는 것은 유명 IP를 대규모 접속 RPG화하는 것인데 리니지M이 이에 부합한다”며 “당사 및 시장의 기대치를 크게 넘어서 흥행을 기록할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고 말했다. 정 연구원은 “리니지M이 성공한다면 엔씨소프트의 올해 영업이익은 추가로 570억원 더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추가 신작에 대한 기대도 높다. 엔씨소프트는 올해 북미·유럽권에서 ‘아이온 레기온스’ ‘MXM’ 등을 출시할 예정이다. 3월에는 프로야구 ‘h2’ 출시가 예정돼 있으며 하반기에는 ‘블레이드앤소울 모바일’ ‘리니지 이터널’ 등 기대 신작도 많은 편이다.
모바일 흥행과 올해 상반기 코스피 상장을 앞두고 있는 넷마블이 엔씨소프트의 기업가치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16일 기준) 구글플레이의 모바일 게임 최고매출 1위인 ‘리니지2 레볼루션’ 역시 리니지 IP를 기반으로 넷마블이 개발한 게임이다. 양사는 지난 2015년 초 넥슨과 엔씨소프트의 경영권 분쟁 당시 넷마블에 자사주 195만주(8.9%)를 매각하고 넷마블의 지분 2만9,214주(9.8%)를 취득하는 ‘상호지분투자’를 통해 전략적 제휴를 맺은 바 있다. 엔씨소프트와 넷마블이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을 이끄는 양대 축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아지고 있다.
/조양준기자 mryesandno@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