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닥터’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미국 IBM의 슈퍼컴퓨터 ‘왓슨 포 온콜로지(Watson for Oncology, 이하 왓슨)’가 대전 건양대병원에 도입된다. 가천대 길병원, 부산대병원에 이은 국내 세 번째다.
건양대병원과 왓슨의 한국 사업권을 보유하고 있는 SK㈜ C&C는 16일 왓슨의 도입과 병원 업무의 디지털화를 골자로 하는 내용의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협약에 따라 양 기관은 다음 달 건양대병원에 왓슨을 도입한다.
왓슨은 환자의 진료 기록을 근거로 방대한 의학 논문과 관련 치료 자료 등을 빠르게 분석해 가장 적절한 치료 방안을 제시하는 첨단 정밀의료 시스템이다. 미국 최고의 암센터로 꼽히는 메모리얼 슬론케터링 암센터와 엠디 앤더슨 암센터 등에서 의사와 함께 암 환자를 치료하며 실제 의사 같은 ‘훈련’을 받았다. 이를 통해 암 진료 분야에서는 90% 이상 일치하는 진단을 내릴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원준 건양대병원 원장은 “지역 환자들이 ‘세컨드 오피니언(타 병원 의사의 의견)’을 구하기 위해 수도권 병원으로 가는 현상이 있었는데 왓슨이 그런 불편함을 해소해줄 것”이라며, “건양대병원의 우수한 암 협진팀과 함께 암 환자들이 최상의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건양대병원은 SK㈜ C&C가 개발한 인공지능 ‘에이브릴(Aibril)’을 기반으로 하는 도우미 서비스도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의료진뿐 아니라 환자 누구나 개인 PC, 태블릿, 스마트폰 등을 통해 에이브릴과 대화를 하며 병원 예약은 물론 질병 검진을 위한 사전 주의사항 등을 알 수 있는 서비스다. 진료 후에도 에이브릴과 대화하며 자신의 건강 상태 등을 체크할 수 있으며,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를 위한 조언도 받을 수 있다. 의료진 역시 에이브릴을 통해 환자의 진료 기록을 언제 어디서든 볼 수 있어 보다 효과적인 환자 치료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한편 양 기관이 공유할 예정인 민감한 의료 정보 등은 모두 SK㈜ C&C의 판교 클라우드 데이터 센터에서 안전하게 보관·처리할 예정이다.
/김경미기자 km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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