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지난해 부실채권(NPL)비율을 사상 처음 1% 밑으로 떨어뜨리며 기초 체력을 탄탄히 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말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2,48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904억원 감소했고 특히 기업여신 부문은 전년 대비 4,209억원 감소한 2,839억원을 기록했다.
조선·해운 등 취약 업종의 구조조정 여파로 금융권이 시름하고 있는 가운데 국민은행은 시중은행 중 가장 먼저 여신을 정리하는 등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국민은행의 움직임과 관련해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체질 개선을 위해 우수한 심사역량과 리스크 관리 전문가들을 전면에 내세운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 지난해 브렉시트 사태와 트럼프 당선이 확실시되자 리스크 관리, 자산 관리 등 부문별로 비상대책반을 가동하며 일사불란하게 대처했다. 비상대책반은 영업점 직원들과 긴급 화상회의를 통해 향후 대응 전망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공유하고 고객에게는 긴급 문자메시지를 발송하는 등 불과 몇 시간 만에 신속한 대처가 이뤄졌다.
가장 눈여겨볼 부분은 2015년 신설된 ‘여신자산개선위원회’ 역할이다. 리스크 관리의 컨트롤타워 격인 이 위원회를 중심으로 지난 2년 동안 기업여신 자산 대부분을 심사역들이 직접 사전 점검을 필수로 실시하고 한계 기업을 집중적으로 점검했다. 이를 통해 국민은행은 골든타임 내에 선제적으로 충당금을 적립하는 등 기업여신의 건전성을 상시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기업여신을 포함한 잠재부실 자산을 관리하는 과정에서 심사역과 영업점 직원이 열띤 토론도 했다는 후문이다. 윤종규 회장은 “진정한 리딩뱅크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심사와 영업이 하나의 팀이라는 마인드를 기반으로 건전한 견제와 균형의 상호보완을 통해 공동의 성과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보리기자 bor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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