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충남지사가 최근 각종 현안에 대해 캠프 관계자들과는 미묘한 온도 차를 드러내고 있다. 지난 19일 KBS 토론회에서 논란이 된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의 ‘전두환 표창장’ 발언과 민주당 선거인단 경선 규모와 관련해서다.
안 지사는 20일 문 전 대표의 이른바 ‘전두환 표창’ 발언 논란에 대해 “그런 말씀에 대해서 좀 황당해 하거나 좀 적절치 않다고 하는 당원들도 있는 게 사실 아니냐”면서도 “애국심에 기초한 말씀이라고 생각한다. 본래의 취지와 문 후보님의 진심에 대해 존중한다”고 밝혔다. 이는 안희정 캠프 내에 속해있는 인사들의 발언과 상반된다. 안희정 캠프에서 의원 멘토 단장을 맡고 있는 박영선 의원은 “광주와 호남인들의 억울함과 한을 진심으로 이해하는 것인가”라며 “자랑하듯 이야기 해 놀랐다”고 밝혔다. 박수현 캠프 대변인은 “모 후보의 말처럼 그런 표창장은 버리는 게 맞다”며 “과도한 안보 콤플렉스에 걸린 것은 아닌지 의심된다”고 말했다.
민주당 선거인단 규모에 대해서도 안 지사와 캠프 내 분위기는 달랐다. 안 지사는 200만 명을 넘긴 선거인단 규모에 대해 “이미 200만 명이라는 숫자는 한국 정당사상 생각할 수 없는 숫자다. 우리가 기대한 것보다 이미 그 이상의 효과를 얻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박영선 의원 등 일부는 “당 지도부가 선거인단 모집 홍보에 미온적이었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정치권 일각에선 “비문재인 성향 의원들의 합류로 문재인 대 안희정의 구도가 뚜렷해지고 선명해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비문 의원들의 네거티브 공세가 심해지면서 오히려 안희정 지사에게 ‘마이너스’”라는 평가도 나온다.
/박형윤기자 man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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