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증시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지난 17일 기준 9.84배로 전 세계 주요국 증시 중 가장 낮다. 미국(18.63) 및 인도(20.73)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PER은 주가를 주당순이익(EPS)으로 나눈 것으로 낮을수록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주요국 PER은 인도가 가장 높고 미국, 홍콩(16.31), 호주(16.10), 일본(16.04), 프랑스(15.09), 영국(14.94) 등 순이다.
특히 코스피 최고치 시점(2011년5월2일, 2,228.96) 이후 주요국 증시의 PER은 증가 추세를 나타냈지만 국내 증시 PER은 오히려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와 미국은 각각 5.39배, 4.73배 상승했지만 국내 증시는 0.66배 감소했다. 최근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에 근접했음에도 불구하고 PER는 당시 대비 감소한 상태(10.50→9.84)로 저평가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이는 기업들의 사상 최고 실적에도 불구하고 가격 반응 정도가 크지 않아 PER가 상대적으로 낮게 형성된 것이라는 게 거래소의 분석이다.
지수 역시 코스피 사상 최고치 시점 대비 주요국 지수는 대부분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지만 코스피 지수만 하락하면서 장기적인 박스권을 형성했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95.1%,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500(S&P500)지수는 74.7% 올랐지만 한국 코스피는 2.9% 감소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의 PER 역시 유사한 업종의 미국 종목에 비해 크게 낮아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다. SK하이닉스(7.79배)와 현대차(6.35배), SK텔레콤(11.91배) 등은 유사업종의 미국 종목(인텔 14.9배, GE 29.4배, AT&T 19.9배)에 비해 PER가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미국 시총 상위종목은 높은 주가상승률을 나타낸 반면 한국 시총 상위종목의 주가는 미국에 비해 낮은 상승률을 보였다.
물론 다른 나라 증시보다 싼 만큼 가격 매력은 높다는 평가다. 최근 코스피는 2,180선까지 넘어서며 박스권 상단 돌파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수세에 힘입어 장중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거의 2년 만에 2,180선까지 돌파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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