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에 들리지 않는 소리’가 우리 삶을 파고들고 있다. 모바일 결제, TV광고, 이벤트, 홈쇼핑, 카페 등 다양한 영역에서 음파를 활용한 기법들이 시도되고 있어 그 원리에 소비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롯데멤버스는 지난 22일부터 자사의 간편결제 서비스 엘페이(L.pay)에서 결제에 필요한 정보를 소리로 송수신하는 결제 방식을 최초로 도입했다. 이달 초 KT도 음파를 인식하는 방식으로 TV광고와 연계해 스마트폰에서 각종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세컨스크린’ 서비스를 선보이고, 롯데시네마는 이미 지난해 말 영화관에서 상영되는 예고편에 비가청 음파를 담아 스마트폰으로 인식해 할인 예매권 등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실시했다. 이외에 T-커머스 사업자 ‘쇼핑엔T’, 파일 전송 서비스 ‘센드애니웨어’ 등도 소비자 분석이나 애플리케이션 업데이트 등에 음파를 활용하고, 커피 프랜차이즈 매장인 스타벅스나 달콤커피는 입점 고객 파악에 이 기술을 접목했다.
음파 기술의 핵심은 ‘사람이 듣지 못하는 소리’에 정보를 담아 스마트폰과 다양한 기기가 서로 소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소비자들은 광고·영화를 시청하거나 결제하는 과정에서 사업자가 넣어놓은 ‘잡음’을 들을 수 없지만, 스마트폰은 이 소리를 인식해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다.
비밀은 음역대에 있다. 사람의 귀는 세상의 모든 소리를 들을 수 없다. 일상생활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소리는 모두 가청 주파수 안에서 발생하는 소리다. 나이가 들면 들수록 청각 능력이 떨어지면서 고주파로 발생하는 소리는 들을 수 없게 되는데, 30대 성인이 평균 18킬로헤르츠(kHz), 청각이 가장 발달한 10대가 음량에 따라 최고 19kHz까지 들을 수 있다. 그 이상의 대역을 사용하면 포유류 중 청각이 가장 발달했다는 고양이도 소리를 감지할 수 없다.
전파가 아닌 음파를 이용했다는 점에서 인체에 해롭거나 애완동물에도 피해를 주지 않고, 소비자들이 근거리무선통신(NFC)이나 와이파이·블루투스 등을 켜야하는 번거로움이 없어 매력적인 마케팅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단 1초면 소리를 내는 기기가 어떤 정보를 보내는지 인식이 가능하다는 점도 강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음파 기술 업계 한 관계자는 “음파 기술은 극장 광고나 홈쇼핑 채널 등 광고성 플랫폼뿐 아니라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하는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다”면서 “다양한 분야에서 서비스에 접목되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권용민기자 minizz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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