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안 하고 아이도 안 낳는 추세가 계속되면서 지금으로부터 15년 뒤인 오는 2032년에는 인구 성장률이 ‘0%’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그 이후로는 인구가 줄어드는 나라가 되는 것이다.
23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6년 사회지표를 보면 지난해 한국 총 인구는 전년보다 0.45% 늘어난 5,125만명으로 집계됐다. 인구성장률은 매년 감소해 2032년 0%를 기록한 뒤 이후로는 매년 마이너스를 이어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2060년에는 인구성장률이 -0.97%로, 인구는 4,524만6,000명으로 줄어든다. 1990년 4,286만9,000명과 비슷한 수치다.
인구 절벽이 유력한 이유는 인구 성장을 담보할 출산·혼인 등 사회지표가 열악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합계 출산율(가임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하는 평균 출생아 수)은 1.17명이었다. 지난 2005년 1.08명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혼인율 역시 지난해 남녀 모두 1년 전보다 7.7% 떨어져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최악이었다. 결혼 건수도 28만2,000건으로 역대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결혼을 미루거나 안 하니 평균 초혼 연령도 남자는 32.8세, 여자는 30.1세까지 높아졌다. 30대 노총각·노처녀라는 말이 옛말이 된 것이다.
결혼에 대한 가치관 변화를 보면 이런 추세가 더 나아질 것 같지 않다. 통계청이 전국 13세 이상 3만8,0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결혼을 해야 한다고 답한 비율은 51.9%에 그쳤다. 2년 전 56.8%보다도 5%포인트 가까이 떨어졌다. 42.9%는 ‘해도 좋고 하지 않아도 좋다’고 답했고 ‘하지 말아야 한다’고 답한 사람도 3.1% 있었다.
저출산 기조가 심화하면서 고령화 그늘도 길어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6년 65세 이상 인구는 전체 인구의 13.2%이지만 2030년 24.5%, 2040년 32.8%, 2060년에는 41.0%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생산가능인구 비중은 지난해 73.4%에서 2060년 49.6%까지 줄어든다.
생산 가능 인구 자체도 같은 기간 3,763만명에서 2,244만명으로 급감할 것으로 예상됐다. 현재의 60% 수준으로 쪼그라드는 것이다. 0~14세 유소년 인구 역시 2016년 685만6,000명에서 2060년 426만5,000명으로 줄어든다.
이에 따라 생산가능인구 100명에 대한 65세 이상 인구를 뜻하는 ‘노년부양비’도 2016년 18.0명에서 2060년 82.6명으로 4배 이상 뛴다. 지금은 생산가능인구 100명이 노인 18명만 부양하면 됐지만 약 40년 뒤에는 83명을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 오는 것이다.
특히 고령화 속도는 예상보다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통계청은 지난해 발표한 ‘2015년 한국의 사회지표’에서 2060년 노년부양비를 80.6명으로 예상했지만 올해 이를 82.6명으로 고쳐 잡았다. 1년 전 내다봤던 고령화 속도가 올해 보니 더 빨라져 전망치를 고친 것이다. /세종=서민준기자 morando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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