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내실 다지기’에 여념이 없다. 물론 무역보복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중국은 물론, 인도네시아 등 새로운 시장 개척, 롯데케미칼 말레이시아 타이탄 상장과 경영권 분쟁의 불씨가 남아 있는 일본 롯데를 챙기는 것이 시급하다. 하지만 검찰의 출국 금지로 내부부터 챙기는 모습이다.
신 회장은 23일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2017 롯데 HR 포럼’에 참석했다. 명사들의 강연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포럼이어서 신 회장 중심의 행사가 아님에도 올해로 7년째 참석하면서 그만의 특별한 ‘인재 사랑’을 재확인했다.
신 회장은 참석자들에게 “변화하는 산업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기술개발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사람 가치를 중시한 인재육성이 중요하다”며 “새로운 롯데그룹의 미래를 이끌어갈 원동력은 임직원들에게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신 회장은 또 지난 12일 경기도 구리시에 위치한 롯데마트 구리점을 찾아 1시간 넘게 매장을 둘러보고 롯데 계열사 상품을 꼼꼼하게 살펴봤다. 롯데아울렛 구리점도 찾은 뒤 현장 직원들에게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에 관한 보복 등 악재에 연연하지 말고 업무에 전념해줄 것을 당부했다. 지난달 말에는 올 1월 준공한 롯데푸드 평택공장을 방문해 직원들을 격려했으며 롯데몰 수원점을 깜짝 방문하기도 했다.
다음달 3일로 예정된 롯데그룹 50주년 행사도 조촐하지만 주도적으로 챙길 예정이다. 창립 50주년 기념식과 롯데월드타워 준공식에 참여한 뒤 저녁에는 신 회장 주관으로 그룹 임원과 외부 손님을 초청해 만찬도 진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롯데그룹은 지금 국내보다 해외에서 신 회장의 역할이 중요한 시점인데 출국금지로 운신의 폭이 제한돼 있다”며 “환경의 여의치 않으니 신 회장이 강조한 ‘뉴 롯데’를 위한 내실 다지기에 전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지난해 약속한 책임경영과 세대교체를 뼈대로 한 ‘뉴 롯데’로의 변신도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다. 늦깎이 인사와 조직개편을 통해 4대 사업 부문을 중심으로 한 책임경영과 전문경영의 시작을 알렸고 50대 중심의 CEO를 전면에 내세워 ‘젊은 롯데’로의 혁신을 시작했다. 4대 사업 부문의 조직을 정비하는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새로 신설된 준법경영위원회를 비롯해 각 계열사의 정관을 정비하면서 윤리경영과 투명경영에도 힘을 쏟고 있다.
/박성호기자 jun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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