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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TV][투데이포커스] 한방실손보험 없는 이유는

[앵커]

다음 달 실손의료보험 체계가 개편돼 새 상품이 출시됩니다.

과잉진료 우려가 큰 진료군을 특약으로 빼 보험사들은 손해율을, 고객들은 보험료 부담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데요.

이와 달리 지난 2015년 보헙업계와 한방의료계가 합의한 한방실손보험 출시는 여전히 답보 상태입니다. 무슨 문제가 있는지 금융증권부 정훈규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앵커]

Q. 정 기자, 지난해부터 보험사들이 내놓은 한방보험들이 있는데, 한방실손보험과는 뭐가 다른 겁니까

[기자]

네, 보험에서 급여나 비급여라는 얘기 많이들 들어보셨을 텐데요.

비급여는 의료보험의 혜택을 받을 수 없는 치료로 환자가 전액을 부담해야 하는 치료비를 말합니다.

만성 질환이나 암 말기 등의 경우에 수천만원의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통상 실손보험으로 대비를 하는데요.

국가 건강보험에서 보장하지 못하는 치료비를 민영보험에서 하는 겁니다.

지난해 보험업계에서 첩약이나 약침, 한방 물리요법 등 한의원 치료비를 보장해주는 한방보험을 잇따라 내놓기는 했는데요.

이 상품들은 일반 병원의 비급여비를 보장해주는 실손의료보험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실제 손해액과 상관없이 미리 정한 액수만큼 지급하는 정액형이고, 기존 상품에 특약 형태로 끼워 지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반 병원에서 진단이나 수술을 받고 한의원에 가야 치료비를 보장해주는 식입니다.

[앵커]

Q. 실손의료보험의 경우 가입자 수가 3,200만명이 넘는 국민보험으로 불릴 정도인데, 한방은 실손보험이 없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지난 2009년 실손 민영보험이 표준화될 때 한방이 제외됐는데요.

한방의 경우 치료비가 병원에 따라 천차만별이고, 관련 데이터도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실손보험의 비급여에서 한방이 제외되다 보니 비용 부담이 큰 암이나 중풍 등 오랫동안 입원해야 하는 만성질환들에 대해서 본인 부담이 커졌고요.

이를 반영해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 2014년 치료목적이 명확한 비급여 의료비를 보장하라 권고를 내렸고, 생보·손보협회와 대한한의사·한방병원협회가 2015년 ‘한방비급여 실손의료보험’ 개발에 합의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한방 진료비는 표준화가 어렵다는 이유 등으로 추가적인 논의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해 보험업계에서 한방 관련 보험을 출시하면서 일반 병원에서 먼저 진단을 받아야 한방 치료를 보장해주는 것도 이런 이유입니다.

[앵커]

Q. 네 그런데 한방이 아니더라도 실손보험에서 비급여 과잉진료 문제는 늘 있지 않았습니까, 이 때문에 다음 달 실손보험 체계도 개편하기로 한 것인데요. 보험과 한방 양측이 합의하고도, 같은 문제로 계속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이유가 따로 있습니까?

[기자]

네, 보험업계에서 자동차보험 문제로 한방의료계에 날을 세우고 있기 때문인데요.

최근 자동차보험에서 지급된 한방진료비가 크게 늘었습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자동차보험 진료비는 한해 전보다 9.1% 늘었는데요. 이 기간 양방진료비가 1.8% 증가한 반면 한방진료비는 34.3%나 급증했습니다.

특히 한방진료비 상승을 이끈 것은 첩약이나 추나요법 같은 비급여항목입니다. 비급여 진료비만 따지면 증가율은 45.0%에 달했습니다.

보험업계 관계자들은 “보약을 지어먹는 문화가 사라지면서, 한방병원과 한의원들이 자동차 보험 비급여를 통해 수익을 메우려 하고 있다”고 말하는데요.

특히 특정 병원을 지목해 자동차보험 고객대상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과도한 진료비를 청구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합니다.

보험금을 노린 ‘도덕적 해이’가 벌어지고 있다는 얘긴데요.

보험사들 입장에서는 안그래도 실손보험 손해율이 높아 문제가 되고 있는데, 양방보다 진료비 표준화가 어려운 한방실손을 더 꺼리는 겁니다.

[앵커]

Q. 통상 몸은 아픈데 양방병원에서 진단이 잘 나오지 않으면 한의원이나 한방병원을 찾지 않습니까, 보험업계 주장대로 한방진료를 자동차 보험료 인상의 원인으로 볼 수 있는 건가요?

[기자]

네, 한방의료계의 자동차보험 마케팅이 과도하다는 것은 기준이 정확하지 않은데다, 보험업계 시각인 만큼 일단 이 부분을 빼고 살펴보면요.

자동차 보험에서 지급되는 한방진료비가 아까 30% 수준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말씀드렸는데, 차 사고 후 한방을 찾는 환자 수도 비슷하게 30% 정도로 증가했습니다.

단순히 과잉진료가 많아서 청구된 진료비가 많아졌다고만은 볼 수 없는 부분인데요.

또 자동차보험의 경우 건강보험의 심사기준을 따르고 이와 달리 적용해야 할 사항 등은 국토교통부가 고시한 자동차보험 진료수가에 관한 기준에 따라 적용하고 있다는 것이 대한한의사협회의 입장입니다.

또 한방 첩약이나 약침술, 추나요법 등은 건강보험에서 비급여행위지만 자동차보험에서는 수가가 고시돼 있어 모든 한의의료기관에서는 동일 수가가 적용된다고 주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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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규 기자 SEN금융증권부 cargo2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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