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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축구 운명의 사드매치서 ‘창사쇼크’

월드컵 본선 직행 위태, 전술실패 슈틸리케 경질 여론 다시 수면 위로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고단한 국민에게 통쾌한 승리를 안기기는커녕 중국의 기만 살려놓았다.

한국축구가 7년 만에 중국에 덜미를 잡혔다. 중국전 패배는 역대 두 번째이고 중국 원정에서 진 것은 처음이다. 한국은 23일 중국 창사의 허룽스타디움에서 열린 중국과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A조 6차전에서 0대1로 졌다. 전반 35분 코너킥 때 가까운 쪽 골대로 빠져 들어가는 위다바오를 아무도 막지 않았고 결국 헤딩골을 내줬다.

‘창사 쇼크’다. 중국과의 역대 전적에서 18승12무1패의 절대 우세를 자랑하던 한국이었지만 2010년 2월 도쿄에서 열렸던 동아시아선수권 0대3 완패에 이어 또 한 번의 불명예 기록을 남기게 됐다. 중국 원정 8승2무의 무패 기록도 깨졌다. 특히 ‘사드 매치’로까지 불릴 정도로 자존심이 걸린 일전이었던 터라 충격은 1패 이상이었다. 3승1무2패(승점 10)로 4경기를 남긴 한국은 조 2위까지 주어지는 월드컵 본선 진출권을 자신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시리아전에 큰 부담을 안고 나서게 됐다.

이날 경기 전 허룽스타디움 주변에는 사드 부지를 제공한 롯데를 비난하는 플래카드가 눈에 띄기도 했다. 중국 당국은 양국 사이의 긴장감을 우려해 수용인원의 80%인 3만1,000명만 입장시켰다. 남은 자리에는 공안 1만명을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한국의 원정 응원단 250명을 제외하고는 온통 붉은 물결이었다. 경기 직전 애국가가 나올 때 단체로 야유를 보냈던 중국 관중은 경기 후에도 주변을 떠나지 않으며 역사적인 한국전 승리를 마음껏 즐겼다.

국내 축구 팬들 사이에서는 울리 슈틸리케 감독에 대한 퇴진 여론이 다시 떠오르고 있다. 2014년 9월 지휘봉을 잡은 슈틸리케 감독은 중국전을 마치면서 역대 한국 대표팀 최장수(2년7개월) 감독으로 기록됐다. 그러나 자신이 세운 기준을 스스로 뒤엎는 선수선발과 색깔 없는 전술은 지난해 10월 이란 원정(0대1 패)에 이어 또 한 번의 재앙을 낳고 말았다. 한국은 전반에 볼 점유율 6대4의 우세에도 유효슈팅은 ‘제로’에 그쳤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날 이정협을 원톱으로 내세웠다가 경기가 풀리지 않자 후반 시작과 동시에 장신 공격수 김신욱을 투입했다. 김신욱의 머리를 겨냥한 단순한 공격으로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의도였다. 그러나 중국의 수비는 생각보다 견고했다. 지난해 10월 부임한 마르첼로 리피 중국 감독은 자신이 감독으로 있던 광저우 헝다 출신 선수들을 특히 수비 쪽에 대거 기용, 조직력을 무기로 한국의 느슨한 공격을 옭아맸다. 슈틸리케 감독은 후반 21분 오스트리아리그에서 활약하는 신예 황희찬을 투입했지만 뭔가를 보여주기에는 시간이 부족해 보였다. 마지막 교체카드는 후반 39분에야 썼는데 A매치 경험이 처음인 허용준이었다. 가장 한 방이 절박한 상황에서 새 얼굴에게 A매치 데뷔전을 선물한 것도 이해하기 힘든 선택이라는 평가가 많다. 경고누적 탓에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본 손흥민의 공백만 여실히 느껴진 한판이었다.

2무3패로 조 최하위에 머물러 본선 진출이 사실상 물 건너간 것으로 보였던 중국에는 천금의 1승이었다. 자국 리그를 이날 경기에 2주 앞서 중단시키며 한국 격파에 ‘올인’한 중국은 플레이오프 진출권이 걸린 3위에 실낱 희망을 걸어볼 수 있게 됐다. 중국은 최종예선 6경기에서 단 3골에 그치고 있는데 이 3골을 모두 한국전에서 넣었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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