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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부실 뇌관' 고위험가구 빚 62조…1년새 33%나 껑충

韓銀 가계금융 복지조사

생계형 자영업가구 대출도 43조

취약차주 부채는 78조6,000억

시중금리 오르면 충격 불가피





빚이 자산보다 많은데다 소득에서 빚 갚는데 쓰는 돈이 40%를 넘는 고위험가구의 대출이 62조원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1년 새 33%나 늘었다. 또 연체경험이 10%에 이르는 생계형 자영업가구의 대출도 43조원에 육박했다.

한국은행은 24일 ‘2016년 가계금융복지조사’를 분석한 결과, 금융과 실물 측면을 모두 고려한 고위험가구의 부채 비중이 지난해 전체 가계부채의 7.0%(62조원)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고위험가구는 원리금 상환비율(DSR)이 40%를 넘고 부채 규모가 자산평가액을 초과한 가구를 뜻한다. 고위험가구는 처분가능소득의 상당 부분을 빚 갚는 데 쓰고 있고 부동산 등 자산을 모두 합쳐도 빚을 상환할 수 없다.



금융기관 3곳 이상에서 대출을 받으면서 저신용(신용 7∼10등급)이나 저소득(하위 30%)으로 분류되는 취약차주의 대출액도 지난해 말 78조6,000억원이었다. 전체 가계대출의 6.2%에 해당하는 규모다. 고위험가구나 취약차주는 대출금리 상승 등 대내외 충격이 발생하면 부실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금리가 뛰면 ‘이자비용 증가→실질소득 감소→소비 위축→경기 부진’의 악순환이 일어날 수 있는데 한은은 가계부채 폭탄의 뇌관으로 빚 갚을 능력이 떨어지는 고위험대출을 지목했다. 허진호 한은 부총재보는 “가계부채 리스크(위험)는 취약차주 중심으로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직원 없이 영세한 규모로 운영되는 생계형 자영업 69만6,000가구는 또 다른 뇌관이다. 이들이 받은 대출만 42조8,000억원으로 전체 자영업 대출(가계금융·복지조사 기준)의 9.9%다. 생계형 자영업 가구 연체 경험은 9.8%로 비생계형(3.4%)에 비해 세 배 가량 높았다. 금리가 뛰면 전체 10분의 1에 달하는 생계형 자영업대출 연체율이 치솟을 우려가 나온다. 허 부총재보는 “앞으로 시장금리 상승의 영향으로 대출금리가 계속 오르면 자영업자들이 곤란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금리 상승으로 구조조정을 진행 중인 조선업과 철강업의 부실이 더 커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시중 금리가 각각 0.5%, 1%, 1.5%포인트 뛰면 기업들의 연간 추가 이자부담액은 각각 3조1,000억원, 6조1,000억원, 9조2,000억원 늘었다. 특히 금리가 1~1.5%포인트 상승하면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 내는 기업(이자보상배율 1미만)의 비중이 조선업은 3.6~8.9%, 철강업은 2.7~8.6% 늘어날 것으로 분석됐다. 허진호 부총재보는 “전체적으로는 채무상환 위험이 크진 않지만 개별 기업은 부담이 있다”고 설명했다./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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