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목항에 들어왔는데 9명이 가지말라는 것처럼 비가오고 있습니다.”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 10명이 세월호 사고 해역 인근 선상으로 떠난지 나흘 만인 25일 오후 12시30분께 전남 진도군 팽목항으로 돌아왔다. 미수습자 조은하 양의 어머니 이금희 씨는 이날 미수습자 가족을 대표해 “배 위에서 정말 힘들게 지켜보다가 가슴 졸일 일이 너무 많았지만 인양에 성공했다”며 “100%는 아니지만 거의 다 됐다고 보고 들어왔다”고 밝혔다.
이씨를 포함한 미수습자 가족 10명은 지난 22일 오전 세월호 시험 인양 소식이 전해지자 배를 타고 인근 해역으로 나가 지난 나흘동안 바다 위에서 인양 작업을 지켜봤다. 이씨는 “국민이 돕고 모두가 도와 세월호가 성공적으로 인양됐다. (국민들께)너무나 감사하다”며 고개 숙여 인사했다.
그는 “이곳은 지난 2014년 4월16일 295명이 올라왔던 자리”라며 “저희가 팽목항에 들어왔는데 9명이 가지 말라는 것처럼 비가오고 있다. 2014년 4월16일 그 자리에 멈춰 있는 미수습자 9명의 가족들은 어떤 것도 한발짝 앞으로 나가지 못했다”고 울먹였다. 이씨는 은하·다윤이·현철이·영인이·양승진 선생님·고창석 선생님·이영숙씨·권재근·혁규 부자까지 미수습자 9명의 이름을 하나 하나 호명하며 “마지막 한 명까지 최선을 다해서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겠다는 약속을 정부와 국민이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정부에는 “인양이 끝나면 왜 그랬는지는 최소한 가족들에게 알려달라”며 “(자녀가)어디 있는지 아는데 못찾는 부모들이 대한민국에서 두번 다시 없도록 최선을 다해 마무리 해달라”고 다시 말했다. 이씨는 “세월호 참사 당시 현장에서 수색 중 돌아가셨던 잠수사분들, 헬기사고로 돌아가셨던 분들의 가족, 기름 유출로 피해를 본 인근 섬 주민에게 죄송하다”는 인사도 잊지 않았다. 이어 “이제 시작이다. 최선을 다해서 빨리 찾을 수 있게끔 제발 도와달라”며 국민들을 향해 다시 한 번 고개를 숙였다.
미수습 가족들은 당분간 팽목항에 마련된 컨테이너에서 휴식을 취한 뒤 다시 바다로 나가 세월호가 목포신항으로 떠나는 순간까지 인양작업을 지켜볼 계획이다. /진도=최성욱기자 secre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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