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백화점 상품권과 함께 선물용으로 인기를 끌었던 선불카드 사용액이 지난해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27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시스템에 따르면 8개 전업 카드사 기준 연간 선불카드 사용액은 지난 2010년만 해도 1조7,300억원에 달했으나 지난해 사용액은 3,800억원 수준으로 확 쪼그라들었다. 선불카드가 과거의 인기를 뒤로 하고 쇠락의 길을 걷고 있는 것은 카드사와 소비자가 모두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선불카드는 지난 1994년 소액 신용거래 활성화 차원에서 처음 도입됐고 전업 카드사들은 2000년대 초반 백화점 상품권과 같은 ‘인기 아이템’으로 키워 고객을 유치하겠다는 목표로 선불카드를 잇따라 내놓았다. 하지만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 카드사 영업에 부정적인 환경이 조성되면서 선불카드처럼 수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 사업은 사실상 내버려두기 시작했다. 심지어 금융 당국이 최근 소비자 권익 보호 차원에서 선불카드의 잔액 환불은 강화하고 분실·도난 등에 따른 보상 범위는 확대하자 카드사들은 선불카드를 거의 찬밥 취급하고 있다. 선불카드에 대한 소비자의 선호도가 약하다는 점도 선불카드 사용액이 줄고 있는 배경 중 하나다. 선불카드에 따라 사용처가 제한되기도 하고 잔액 확인도 번거롭기 때문이다. /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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