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은행·카드부문 뿐만 아니라 지주 전 부문에서 업계 1위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증권과 자산운용 부문 등 비은행 자회사의 실적을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조 회장은 27일 서울 중구 남대문 신한은행 본점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한동우 전임 회장이 신한 사태를 마무리하고 이제 성장을 앞둔 상황”이라며 “은행·카드를 포함해 12개 자회사 모두 업계 1위를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 회장은 “신한은행과 카드, 시스템통합(SI) 업체인 아이타스 등 세 곳만 업계 1위를 하고 있고 나머지는 중위권에 머물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발언은 KB금융이 올해 근소한 차로 추격한 상황에서 올 1·4분기 실적에 따라 추월을 허용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신한금융은 은행에서 8년 연속 1위를 기록하는 등 은행과 카드에서는 독보적인 선두 행보를 이어가고 있지만 증권·보험은 은행 대비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지적이다. 신한금융투자는 자기자본 기준 미래에셋대우·NH농협·삼성증권 등에 이어 6위다. 특히 전업권을 제외하더라도 지난해는 금융지주와 비교해도 KB증권에도 순위가 밀렸다. 신한금투는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이 1,154억원으로 전년 대비 46.4% 급감하기도 했다. 신한생명 역시 삼성·한화·교보 등에 이어 업계 6위로 금융지주에서도 농협에 이어 2위다. 조 회장은 “한국금융산업은 은행 중심인데 비이자부문 확대를 위해 비은행부문으로 무게중심을 이동해야 한다”며 “금융지주 체제에서 이런 DNA가 약하지만 자본시장을 중심으로 비은행을 통한 비이자이익 확대로 가야 한다”며 강력한 비은행 중심의 체질 개선을 예고했다.
조 회장은 KB금융과의 1위 경쟁에 대해서도 “KB금융이 대손비용 관리 차원에서 신한보다 약하지만 지난해 2,800명 희망퇴직 등을 통해 인건비 효율화를 한 만큼 올해 1·4분기 실적을 보면 서로의 영업력을 가늠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자기자본이익률(ROE)이 10%대 두 자릿수로 가야 한다”며 강력한 경쟁을 시사했다. 신한금융의 지난해 말 기준 ROE는 9.15%다. 한편 조 회장은 신상훈 전 신한금융 사장에 대한 스톡옵션 지급 여부에 대해 “이사회 보고를 했다는 것은 이제 검토를 해야겠다는 차원”이라며 “미래 지향적인 관점에서 봐야 한다”면서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김보리기자 bor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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