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수 대표 취임 1돌을 맞이한 삼성메디슨이 ‘프리미엄·빅데이터·인수합병’을 도약을 위한 3대 키워드로 내걸고 대대적인 혁신에 나선다.
세계 최고 수준의 프리미엄 의료기기를 선보이는 한편 기존 제품에 첨단 빅데이터 기술 등을 적용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메디슨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를 제1의 판단 기준으로 삼아 중장기 플랜을 갖고 인수합병(M&A)을 추진, 올해를 글로벌 의료기기 전문기업으로 도약하는 원년으로 삼을 계획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메디슨과 삼성전자(005930) 의료기기사업부는 이르면 올해 말 프리미엄 자기공명영상진단장치(MRI) 신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삼성 브랜드를 단 MRI가 출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시제품 개발을 완료하고 최종 마무리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 관계자는 “현대 의료기기 기술의 총아로 불리는 MRI는 의료기기 제품군 중 가장 부가가치가 높은 분야”라며 “메디슨의 진단 기술력과 삼성전자의 반도체 기술력 및 디자인 경쟁력이 집약된 제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메디슨의 프리미엄 전략은 전 대표가 지휘봉을 잡은 지난해부터 본궤도에 올랐다. 지난해 출시한 프리미엄 초음파 진단기가 대표적이다. 기존 초음파진단기는 기본 사양에 기능을 추가하거나 개량하는 방식을 택했지만 삼성메디슨은 처음부터 영상의학과용(RS80A)과 산부인과용(WS80A)으로 나눠 출시해 편의성과 기능성을 대폭 높였다. 삼성전자의 디자인 전담인력이 개발 초기부터 참여해 제품 디자인뿐 아니라 사용자환경(UI)에서도 차별화를 이끌어냈다는 평가다.
빅데이터·딥러닝 등 최첨단 정보기술(IT)을 접목해 정확도를 높인 것도 차별화된 경쟁력이다. RS80A의 유방암 진단 솔루션에는 경력 20년이 넘는 의사 7명의 영상진단 사진 1만여장이 딥러닝 방식으로 적용됐다. 유방암은 오진율이 가장 높은 암으로 꼽히지만 딥러닝 기술을 활용하면 숙련된 의사들의 다양한 영상진단 결과를 토대로 정확도를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 지난달에는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해 장기와 골격에 가려 진단이 어려웠던 병변과 질환을 파악할 수 있는 진단보조 솔루션도 선보였다.
삼성메디슨은 글로벌 의료기기 전문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필수 관문인 M&A를 신중하게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삼성메디슨 출범 이후 삼성전자 의료기기사업부는 의료기기 벤처기업인 넥서스(심장질환 진단 솔루션)와 뉴로로지카(이동형 컴퓨터단층촬영 장비)를 잇따라 인수했지만 아직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의료기기 시장을 주도하는 GE·지멘스·필립스 등이 100여 년에 걸쳐 인수합병을 진행했듯이 장기적인 목표에 따라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M&A 전략을 구사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한다는 생각이다.
삼성메디슨은 지난해 매출 2,599억원과 영업손실 252억원을 기록하며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분기 기준으로 지난해 4·4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매출을 끌어올리는 데서 더 나아가 흑자 기조를 이어가는 것이 최대 관건이다. 미국·유럽·중국 등 선진 시장에서 점유율이 꾸준히 늘고 있고 글로벌 대형병원 진출에 가속도가 붙고 있는 점이 지속 성장이 점쳐지는 대목이다.
전동수 삼성메디슨 대표는 “의료기기 경쟁력의 척도인 글로벌 대형병원 시장에서 삼성메디슨은 49곳에 진출했는데 올해는 22곳에 추가로 진출할 계획”이라며 “올해 대대적인 체질 개선과 수익성 확보를 통해 글로벌 의료기기 전문기업으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지성기자 engi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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