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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무 전 문화재청장 '옥호정도'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

19세기 종로구 삼청동 일대 산수화

당시 전통건축과 조경 유추의 귀한 사료

대한제국 말기 민족지 '대한민보'도 기증

국립중앙박물관장을 지낸 이건무(왼쪽) 전 문화재청장이 집안에 전해져 온 ‘옥호정도’와 ‘대한민보’의 사료적 가치를 고려해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이영훈,사진 오른쪽)에 28일 기증했다. /사진제공=국립중앙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장을 지낸 이건무(70·사진 왼쪽) 전 문화재청장이 대한제국 말기에 발간된 신문인 ‘대한민보’와 부친인 고(故) 이춘녕(1917~2016) 전 서울대 명예교수가 소장해 온 서화 ‘옥호정도’를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했다.

28일 국립중앙박물관에 따르면 ‘옥호정도’는 이 전 청장의 조부이자 역사학자인 고(故) 이병도 전 문교부 장관 때부터 집안에 전승된 것으로 조선 후기 세도정치 시대를 연 것으로 평가받는 김조순(1765∼1832)의 별장인 옥호정(玉壺亭) 일대를 묘사한 19세기 중반 그림이다. 옥호정사 혹은 옥호산방(玉壺山房) 등으로 불린 옥호정은 지금의 삼청동 일원에 해당한다. 그림에는 ‘옥호산방’이라는 편액이 걸린 건물을 중심으로 북악산 백련봉 주변 풍경이 자세하게 묘사돼 있으며 후원의 정자와 암벽 각자 등에 대한 명칭이 하나하나 적힌 점이 특징이다. 조선 제23대 임금인 순조(재위 1800∼1834)의 장인이었던 김조순은 옥호정을 중심으로 지인들과 교류하며 문예활동을 펼쳤다. 옥호정도를 조사한 장진아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관은 “화가의 이름이 전하지는 않지만 김조순의 권세가 대단했던 만큼 영향력 있는 화가가 그렸을 것”이라며 “이 그림은 조선시대 전통 건축과 조경 연구를 위한 중요한 자료로서 일찍이 연구자들의 주목을 받아왔으며 진경산수의 변화상을 보여주는 가치있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이 전 청장이 기증한 ‘대한민보’는 1909년 6월 2일 창간된 국한문 혼용 신문으로, 일제가 국권을 침탈한 1910년 8월 29일 직후인 그해 8월 31일 폐간됐다. 민중 계몽과 국가의 자강(自强)과 관련된 내용이 많은 민족지였다. 기증한 신문은 1910년 5월 24일 발간된 281호부터 같은 해 7월 6일 나온 316호까지 36회분으로, 근대기 서화가였던 이도영(1884∼1933)이 그린 최초의 시사만화가 실려 있다.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

19세기 종로구 삼청동 일대의 모습을 유추할 수 있는 ‘옥호정도’ /사진제공=국립중앙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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