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 업계는 브렉시트로 인한 외환·금융시장 불안이 경기침체로 이어져 유럽 시장에서 소비심리가 위축될 가능성을 걱정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유럽 전체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면서도 “브렉시트로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크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어떤 영향을 미칠지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환율·소비심리 등 경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동차 업계의 경우 현대·기아차는 영국에 생산법인이 없고 영국 수출 비중이 낮은 만큼 일단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본다. 하지만 장기적 불확실성이 증가하면 경기가 위축되고 결국 유럽 현지 영업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아울러 유럽 주요 업체로부터 조달하는 자동차부품 물량의 공급시기가 길어질 수 있다는 문제점도 있다. 이에 따라 기아차는 다음달부터 수입부품 재고관리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부품 발주 소요량 산정 업무 혁신 프로세스를 구축할 예정이다.
정유·화학 업계는 브렉시트에 따른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환율이 급등할 경우 원유 수입가가 상승해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수입원유를 정제해 생산하는 경유 등 석유제품의 경우 절반 정도는 국내에서 소비하고 나머지 절반은 수출하는 구조”라며 “원유 수입가격이 오르면 내수시장에서의 수익성이 나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특히 영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은 하드 브렉시트에 대한 대비책이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KOTRA 런던무역관이 지난 1월30일부터 2월3일까지 영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 51개사를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참여사의 79%가 “대책 마련이 필요하지만 아직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답했다. 대책을 마련한 곳은 4%에 그쳤다. 하드 브렉시트 시 가장 우려되는 점으로는 파운드화 가치 하락(28%)이 꼽혔다. 영국 내수시장 침체(27%), 영국·EU 관세장벽(19%), 한국·영국 관세장벽(13%) 등도 우려 사항으로 파악됐다. /김현진·강도원·박성호기자 sta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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