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준(사진) 포스코 회장이 두 번째 임기를 맞아 독기를 품었다. 1기 때처럼 외풍에 휘둘리지 않고 양과 질, 철강과 비(非)철강 모두 괄목할 만한 성장을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이를 악물었다.
포스코는 30일 여의도 NH투자증권 대강당에서 ‘최고경영자(CEO) 포럼’을 열고 권오준 회장 2기 체제의 중점 추진 전략을 발표했다. 권 회장은 지난 10일 주주총회에서 앞으로 3년을 이끌 차기 회장 연임에 성공했다.
권 회장은 철강 사업과 함께 포스코의 미래 50년을 먹여 살릴 수 있는 신성장 사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이를 통해 권 회장은 자신의 임기가 끝나는 오는 2019년까지 2조8,400억원(지난해 기준)인 연간 영업이익을 5조원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권 회장이 내놓은 2기 체제 구상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지난 50여년의 세월을 거쳐 지금의 포스코를 있게 한 철강 본연의 사업을 더욱 고도화할 계획이다. 권 회장은 세계 최고 수준의 철강재 생산 기술을 기반으로 수익성 강화에 더욱 집중하기로 했다. 특히 프리미엄 전략에 매진한다. 이를 위해 수익성 좋은 ‘월드프리미엄(WP) 제품’ 중에서도 시장성과 수익성이 더 뛰어난 제품을 ‘월드프리미엄 플러스’로 세분화할 방침이다. 포스코는 권 회장 취임 초부터 수익률이 20% 안팎으로 일반 강재보다 월등히 높고 압도적 기술력이 적용된 철강재를 ‘WP 제품’으로 분류해 비중을 늘려왔다. 지난해 전체 철강재 판매의 약 50%가 WP 제품이다. 포스코는 이 비중을 6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중기 전략의 나머지 한 축은 비철강 사업 강화다. 이는 미래 성장 동력 확보와도 맥을 같이 하는 것으로 권 회장이 이날 포럼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기도 한 부분이다. 포스코는 염호(鹽湖), 혹은 버려진 2차전지 등에서 리튬을 곧바로 뽑아내는 기술 같은 독자 기술을 활용해 에너지 저장 소재의 양산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포스코는 권 회장 임기 내 리튬과 마그네슘, 티타늄, 천연가스 저장사업 등 신성장 사업에 총 2조5,000억원을 쏟아붓는다. 투자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는 2025년에는 미래 성장 분야에서만 11조2,000억원의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 비철강 분야 계열사들이 벌여온 트레이딩과 인프라 등의 사업도 ‘돈 되는 사업’ 위주로 구조조정을 단행, 연 6,000억원 영업이익을 1조5,000억원까지 끌어올리기로 했다. 특히 포스코건설과 포스코에너지·포스코ICT 등 그룹의 비철강 계열사들이 참여하는 ‘스마트 팩토리’ ‘스마트 빌딩 앤 시티’ ‘스마트 에너지’ 등의 그룹 사업도 추진한다. 권 회장은 “그동안 계열사들이 사업을 개별적으로 추진했던 측면이 있다”면서 “앞으로 전(全) 계열사 경영진이 참여하는 미래전략위원회를 만들어 새로운 정보를 공유하고 역할을 분담해 사업 시너지를 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포스코는 한편 이날 매출액 14조6,000억원, 영업이익 1조2,000억원의 1·4분기 실적 잠정치를 발표했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7%, 82% 늘어났다. /한재영기자 jyha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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