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후세계에 대한 믿음이나 종교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죽음을 덜 두려워할 것이라는 통념이 깨졌다.
30일(현지시간)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은 이러한 통념은 부분적으로만 맞을 수 있으며 사실상 신자와 무신론자가 느끼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에 별 차이가 없음을 보여주는 연구결과를 보도했다.
영국 코번트대학 조너선 정 박사를 비롯한 미국, 호주, 뉴질랜드 학자들로 구성된 공동연구팀이 밝혀낸 이 같은 내용이 최근 국제학술지 ‘종교, 뇌, 행동’ 최근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1961년부터 2014년까지 나온 죽음에 관한 두려움과 종교와의 상관관계 등에 관한 주요 논문 106편을 정밀 분석했다. 여기에는 세계 각지 2만 6,000여 명을 상대로 조사한 데이터 등도 포함됐다.
분석한 논문의 절반은 종교와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전혀 관련이 없다는 내용이었다.
나머지 논문 중 다수는 신앙심이 깊은 신자는 실용적 목적으로 종교 활동을 하는 사람에 비해 상대적으로 두려움을 덜 느낀다는 사실을 밝혀냈지만, 상관관계는 그리 강하지 않았다.
신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믿는 무신론자들도 신앙심이 깊은 신자만큼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상대적으로 적고, 두 집단 간에 차이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종교를 깊이 믿는 사람과 신이 없다고 확고하게 믿는 무신론자 간의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는 것에 차이가 없지만, 사후세계에 대해 확실한 생각이 없는 사람들의 경우는 두려움을 좀 더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연구의 결론이었다.
다만 연구팀은 분석한 논문의 다수가 미국에서 나온 것이며, 중동과 아시아 자료는 그리 많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한 기독교식 인격 신이나 사후세계를 믿지 않는다고 해서 종교가 아니거나 종교성이 없다고 할 수 없다는 점을 들어 연구의 한계가 있었다고 인정했다.
/윤상언 인턴기자 sangun.yo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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