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행장은 최근 기존 전용차인 에쿠스 외에 기아자동차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카니발을 업무용 차량으로 쓰고 있다. 장거리 주행 시 편리하고 차량 이동 중 내부회의가 가능해서다. 시간을 쪼개 써야 하는 만큼 차에서 식사는 물론 쪽잠도 자야 하는 상황이지만 김 행장은 현장경영을 위해 개의치 않는다. 김 행장은 취임 때부터 현장경영을 강조해왔다.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대응하고 조직을 키우기 위한 해결책을 ‘현장’에서 찾은 것이다. 그는 “나의 의사결정 기준은 딱 두 가지, ‘고객’과 ‘현장’”이라고 강조했고 올 상반기 전국 영업점장 회의에서는 ‘발로 뛰며 고객과 현장을 최우선으로 하라’는 의미로 영업점장 1,000여명에게 구두를 선물했다. 조직개편에서는 신임 부행장 4명을 모두 현장 지역본부장에서 발탁, 승진시켰다. “책상 위 보고서보다 중요한 것이 고객과 현장의 목소리”라는 게 김 행장의 철학이다.
내부 줄서기와 처신에 따라, 혹은 연고와 연줄이 있어서 승진했다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모든 인사를 실적 중심으로 진행해 ‘일하는 문화’를 만들겠다는 것도 김 행장이 강조하는 또 다른 목표다.
김 행장은 또 3년 임기 동안 ‘일할 맛 나는 직장’을 만들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내부조직을 탄탄히 다져 결속력을 높이면 직원들의 근무환경이 좋아지고 직원들도 고객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선순환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안팎의 불만이나 요구사항에는 항상 경청하지만 결정이 필요한 순간에는 저돌적으로 밀고 나가는 것이 김 행장의 스타일이다. 실제 김 행장은 평소에는 직원들과 격의 없이 소통하고 술도 한잔씩 곁들이는 편이지만 업무를 시작하면 눈빛부터 바뀐다고 한다. 체격이나 말투가 러시아 장교 같다는 의미에서 직원들은 그에게 ‘도진스키’라는 별명을 붙였다.
김 행장은 자회사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으로 ‘금융지주회사 전환’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비은행 수익 비중을 늘리려고 해도 지주 전환을 통해 증권사·저축은행 등 계열사 간 협업이 유리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김 행장은 “(장기적으로 필요하지만) 지금은 시기상조”라며 신중한 분위기다. 기업 구조조정과 가계부채 등의 현안이 산적해 있는 상황에서 지주사 전환을 우선순위에 둘 이유가 없어서다. 더구나 지주사 전환을 위해서는 중소기업은행법 개정 등이 필요하고 이는 국회 동의가 필요한데 설득 작업이 굉장히 어렵고 복잡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게 은행 안팎의 분석이다.
/이주원기자 joowonmai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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