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프로배구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가 10년 만에 코트를 정복했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고도 챔피언결정전에서 빈손으로 돌아섰던 아쉬움을 한 시즌 만에 깨끗이 씻었다.
현대캐피탈은 3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끝난 NH농협 프로배구 2016-2017 V리그 남자부 챔프전(5전3승제) 5차전 원정에서 대한항공에 세트 스코어 3대1(24대26 27대25 25대22 25대20)의 역전승을 거뒀다. 2007년 이후 10년 만에 맛보는 통산 세 번째 우승이다. 우승상금은 1억원. 지난 시즌 챔프전에서 OK저축은행에 트로피를 내줬던 아픈 기억도 1년 만에 지웠다.
41세의 최태웅 감독은 부임 두 시즌 만에 챔프전 정상에 올라 남자부 최연소 우승 감독이라는 영예로운 타이틀을 얻었다. 6명 전원이 코트를 빠르게 휘젓는 이른바 ‘스피드 배구’로 전성시대를 열어젖힌 것이다. 주포 문성민은 챔프전 5경기에서 무려 125점을 쏟아부으며 이름값을 톡톡히 해냈다. 챔프전 최우수선수(MVP)는 당연히 문성민의 몫이었다. 기자단 투표에서 총 29표 중 26표의 몰표를 받았다.
2승2패로 물러설 곳 없는 벼랑 끝 대결의 승부처는 3세트였다. 2세트까지 블로킹에서 2대9로 밀렸던 현대캐피탈은 3세트 들어서는 박주형과 신영석이 연속 가로막기에 성공하면서 22대18로 달아났다. 24대22에서는 문성민이 강력한 후위 공격으로 마지막 점수를 뽑았다. 기세가 오른 현대캐피탈은 4세트에서 경기를 마무리했다. 18대18에서 이번에는 최민호가 블로킹에 성공했고 다니엘 갈리치의 연속 퀵 오픈으로 승기를 잡았다. 마지막 득점은 신영석이 다시 블로킹으로 만들어낸 뒤 마음껏 포효했다.
대한항공은 정규리그 1위로 챔프전에 직행해 첫 우승을 노렸지만 2위 현대캐피탈에게 덜미를 잡혔다. 2승1패로 앞서다 4·5차전을 내리 내주고 쓸쓸히 돌아섰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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