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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가 현실로...中 유통 이어 제조업까지 끈질긴 '사드 보복'

현대·기아차 창저우 공단 중단·베이징공장도 야간조업 멈춰

배터리업계도 울상...식품은 롯데 제품 납품 금지 등 타격 심화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후폭풍이 유통·관광업을 넘어 제조업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제조업은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현지에 대규모 공장을 짓고 제품을 생산한다. 또 비교적 제품 단가가 높고 탄력적으로 생산 물량을 조정하기 쉽지 않아 피해가 다른 산업보다 큰 편이다. 부품사 등 후방산업까지 타격이 이어질 경우 피해는 눈덩이처럼 커질 수 있다.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中 판매 반토막 난 현대·기아차=제조업체 중에서는 국산차의 피해가 현실화됐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지난달 중국에서 총 7만2,032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3월과 비교하면 52.2% 급감했다. 월 판매량으로 지난 2010년 7월(6만9,872대) 이후 80개월 만에 최저다. 현대차(5만6,026대)가 44.3% 줄었고 기아차(1만6,006대)는 68% 급감했다. 현대·기아차의 중국 판매량은 올 들어 2개월 연속 감소하며 이상 기류가 감지됐다. 하지만 3월 판매 감소 폭이 예상보다 컸다. 가장 큰 이유는 사드 배치에 따른 반한 감정이다. 현대·기아차는 중국 현지 업체와 합작사이고 중국 정부가 나서서 현대·기아차를 사지 말라는 정책을 내놓지는 않았다. 하지만 ‘현대·기아차=한국’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여기에 일부 경쟁 업체들이 ‘배타적 애국주의’를 선동하며 악의적인 사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실제로 폭스바겐 일부 딜러들은 한국차를 팔고 자사 차량을 구입할 경우 3,000~1만6,000위안(50만~260만원)을 할인하는 특별 판촉을 진행하고 있다. 중국의 한 자동차 업체는 한국차를 주문했다가 취소하면 ‘애국 선물’을 증정하고 있다. 현대차가 지난달 24일부터 이날까지 연간 30만대 생산 능력을 보유한 창저우 공장의 가동을 중단한 것도 판매 급감에 따른 생산 물량 조정으로 분석된다. 현대차 베이징 공장 역시 지난달 말부터 야간 조업을 중단했다. 중국은 현대·기아차 판매의 20%를 차지하는 주력 시장이다. 여기에 4공장에 이어 5공장까지 가동해야 한다. 사드 문제가 해결되지 못할 경우 올해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배터리 이어 가전·식품 울상=국내 일부 가전업체들의 피해도 나타나고 있다. 중국의 대형 전자 유통업체들이 의도적으로 제품을 가져가지 않기 때문이다. 대기업보다는 중소 가전업체들의 피해가 더 큰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직접적 타격은 아직 없지만 갤러시S8 출시를 앞두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배터리업계도 사드 악몽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 정부가 지난해 11월 연간 80억와트시(Wh) 이상을 생산하는 회사에만 자동차 배터리 인증을 주기로 해 사실상 한국 업체를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했다. 이로 인해 LG화학의 중국 공장 가동률은 지난해 20%대로 뚝 떨어졌다. SK이노베이션은 올 초 중국 베이징차와의 합작공장 가동을 잠정 중단했다. 아울러 LG화학은 중국 시장을 겨냥해 세운 난징 전기차 배터리 생산 라인을 아시아 수출 기지로 돌렸다.



식품업계의 근심은 더 크다. 현지 유통업체들이 중간 도매상에 롯데제과 납품을 금지하고 할인점은 롯데계열 제품 판매를 금지하는 등 대놓고 보복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식품 수출도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으로의 식품 수출액은 8,730만달러로 지난해 3월 9,250만달러보다 5.6% 감소했다.

사드 후폭풍을 가장 먼저 체감한 항공업계는 대응책 마련을 위해 고심 중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중국 노선에 투입되는 항공기를 가장 작은 A321로 바꿔 공급 좌석을 20~30% 줄인다. 대신 베네치아 등 신규 노선을 열고 동남아와 일본 노선 운항을 강화한다. 업계 관계자는 “연말까지 사드 영향이 이어지면 중국 노선 탑승객은 35%가량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성호·강도원·이지윤기자 theo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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