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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금융문맹 IIQ를 높여라] "펀드가 뭐예요?"...은행·증권사 문턱도 안가본 젊은층 수두룩

<상> '투자 지능'부터 파악하라

저금리·고령화시대 미래설계 중요해지는데

월급통장에 돈 넣어두거나 청약통장이 고작

투자 성향 분석·체험형 금융교육 서둘러야





서민금융기관인 신협은 지난해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으로 볼 수 있는 웹드라마 ‘투모로우보이’를 제작했다. 신협 홍보를 위해 만든 것으로 20~30대층을 겨냥했다. 신협 고객은 대부분 50~60대로 젊은 조합원이 극히 드물어서다. 이대로 가다가는 장기적으로 신협이 사라질 수도 있는 것이다.

신협 관계자는 4일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신협 고객이 대부분 고령층으로 40% 이상이 70~80%에 달한다”며 “젊은 조합원 유치를 위해 20~30대 젊은 층이 즐겨보는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용 드라마를 제작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20~30대 미래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시중은행들의 고민도 별반 다르지 않다. 최근 시중은행들은 20~30대 1인 가구를 겨냥해 지점을 방문하지 않고 비대면으로 각종 금융상품을 선택할 수 있는 서비스를 속속 내놓고 있다. 은행을 잘 이용하지 않는 20~30대를 끌어들이기 위해 눈높이를 맞춘 것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젊은 층의 대부분이 달랑 월급통장 하나만 가진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시중 금리가 사실상 마이너스인데도 20~30대가 은행 금융상품이나 펀드·개인연금 등 보험상품 투자에 별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저금리·고령화 시대에 20~30대가 투자지식으로 무장하고 미래를 설계할 준비를 해야 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대학 때 이미 학자금대출을 받아 사회 진출과 함께 빚을 갚아야 하는 상황에서 “무슨 투자지식을 쌓을 경험을 할 수 있겠느냐”는 자조가 나올 수 있지만 그래도 20~30대가 금융문맹으로 전락하지 않기 위해서는 자신의 투자성향과 이에 맞는 투자상품에 대한 지식을 축적하는 게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사회에 막 진출하는 20대부터 투자 여력이 없고 이에 따른 악순환으로 투자경험도 없으며 관련 지식도 쌓이지 않다 보니 젊은 금융문맹층이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대기업에 다니는 박모씨는 “펀드나 보험 등은 딱히 수익률이 좋은 것 같지 않아 보이고 사실은 아무리 설명을 들어도 이해가 안 돼 선뜻 투자할 생각이 들지 않는다”며 “금융투자를 준비한다고 할 만한 것은 청약통장뿐”이라고 말했다.



일부 금융회사나 증권사·핀테크 업체 등이 신용카드 포인트로 모의주식투자를 제공하는 등 20~30대를 유인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지만 좀처럼 투자 마인드가 생겨나지 않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프라이빗뱅커(PB)는 “종잣돈 500만원이라도 모아서 조금씩 다양한 투자방법으로 돈을 모으다 보면 투자의 맛을 알 수 있는데 20~30대층은 그럴 처지도 아니고, 그렇다고 누구 하나 나서서 친절히 알려주지도 않는다”며 “좋은 부모를 만나지 않는 한 20~30대층에서도 투자지식 양극화가 심해질 수 있다”고 전했다.

일부에서는 현재 이뤄지는 금융교육도 투자자들에게 실제로 투자체험을 통해 재미를 느끼게 하고 지속적인 관심을 갖도록 해 관련 지식을 쌓을 수 있게 실무적으로 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책상 위 보고서처럼 투자상식 등을 전달하는 단순암기 위주의 프로그램에서 벗어나 시뮬레이션 등을 통해 직접 투자할 수 있는 체험의 장을 마련해주는 게 필요하다는 말이다.

한 핀테크 업체 대표는 “20~30대부터 자신의 투자지능이 어느 정도이고 어떤 상품에 투자했을 때 가장 안정감을 느끼는지 등을 미리 파악해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미국이나 유럽 등 글로벌 금융사들은 고객의 투자성향, 위험에 대한 인내도까지 파악해 금융상품을 설계하고 판매에 활용하려 노력하고 있다.

한 투자 업체 관계자는 “자동차를 한 대 사더라도 원하는 각종 옵션을 설명하는데 정작 자신의 돈이 달린 금융상품을 살 때 금융회사에 이런저런 주문을 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며 “투자자들이 수동적으로 금융회사에서 홍보하는 상품을 아무 지식 없이 사다 보니 불완전판매나 불만이 끊이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권형기자 buz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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