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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숙련창업’ 양날개로 날자] 숙련창업가 "현장 경험 없었다면 창업 성공 못했죠"

초기 기업에 필요한 네트워크

조직생활 통해 자연스럽게 쌓아

창업 1~2년 고비 수월히 넘겨

회사라는 울타리가 없는 창업 시장은 생각만큼 쉽지 않다. 사업 아이템을 생각해내기 어려울뿐더러 회사를 세운 후에 영업을 하려 해도 미팅 자체를 잡기조차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 때 숙련창업가들은 현장경험을 활용해 청년창업가들보다 조금은 앞선 출발선에서 시작할 수 있다. 회사에서 업무를 수행하면서 사업의 틈새시장을 보는 시각이 키워지고, 신사업 팀에서 일하게 될 경우 미래 산업을 미리 공부하는 기회가 주어지기도 한다.

LG CNS와 서울도시가스 그룹 SCG솔루션즈에서 20년 넘게 근무하다가 지난 2016년 수도 원격검침 사업을 시작한 이종혁 케이스마트피아 대표도 “현장 경험이 없었다면 스타트업 창업에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 대표는 재직 중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한 스마트 홈 기능이 뜨면서 전력이나 가스 소비량을 측정하는 기기들이 개발되는 것을 지켜봤다. 그는 수도사용량도 원격으로 검침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해 틈새시장을 공략해 성공했다.

오랜 회사생활을 통해 여기저기서 받은 명함들과 관계를 맺어 놓은 많은 사람들은 창업의 소중한 자산이 된다. 초기 기업에 가장 필요한 네트워크가 회사 생활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마련된 셈이다.

특히 쌓아온 인적 네트워크는 인력 채용과 서비스 자문 부문에서 빛을 발한다는 것이 숙련창업에 성공한 이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초기 기업의 특성상 1~2년 간은 수익구조가 자리 잡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많은 스타트업이 구인난에 시달리지만, 숙련창업가들은 이 산을 거뜬히 넘을 확률이 높아진다. 현직에 있는 후배들로부터 역량이 검증됐지만 사정상 이직하거나 잠시 쉬고 있는 인재들을 소개받아 영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사업 초기에 필요한 세무·회계, 법률, 홍보 분야 자문도 함께 일했던 관계자나 지인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황인철 인스타워즈 대표는 “외부 전문가들로부터 자문을 받으려면 비용이 부담되는 것이 사실”이라며 “제대로 된 밥 한 끼 사주지 못해도 친했던 후배나 관계사 직원 분들이 짬을 내어 도와줬다”고 고마워했다.

청년 창업과 장년 창업이 본질적으로 큰 차이는 없지만 느끼는 삶의 무게는 다를 수 있다. 청년들은 창업에 실패해도 재취업의 기회가 있지만, 장년들은 실패하면 재취업하는 데 더 큰 어려움을 겪는 탓이다. 퇴직 후 창업에 뛰어드는 장년들을 지원하고 재교육하는 방향으로 창업정책이 변할 필요성이 지적되는 이유다. 노민선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100세 시대로 수명이 길어진 만큼 퇴직 후 삶을 고민하는 장년들은 더 많아질 것”며 “정부에서 장년의 숙련창업가들에게 적합한 멘토링을 지원해 사업의 방향을 잡아주거나 사업 실패 시 재취업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 고령화 시대에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백주연기자 nice8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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