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백질에 포도당 유도체인 ‘아세틸글루코사민’이 결합하는 오글루넥 당화는 단백질의 기능을 조절하여 세포의 영양 상태를 반영하는 신호전달체계다.
하지만 세포의 영양상태 불균형에 따른 부적절한 당화는 현대인의 만성질환을 유발하는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국내 연구진이 단백질에 일어나는 오글루넥 당화가 비정상적으로 증가 될 때, 신경 세포간의 결합세기의 유동성이 떨어지고 인지기능이 저하되는 것을 밝혔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뇌과학연구소 임혜원 박사는 울산과학기술원(UNIST) 서판길 교수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유전자 변형을 통해 오글루넥 당화를 인위적으로 증가시킨 실험 쥐의 경우 새로운 정보를 학습하는데 더 오랜 시간이 소요되며, 학습한 정보의 정확성도 떨어진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일반적으로 새로운 정보를 습득할 때는 두뇌의 해마 부위에 위치한 신경 세포간의 연결 세기가 변화하는 과정이 필수로 일어난다. 하지만 공동 연구진은 당화가 증가된 유전자 변형 쥐에서는 신경세포 간 연결의 세기가 유동적으로 변하지 않음을 실험으로 증명했다.
오글루넥 당화는 체내의 포도당 농도에 따라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사실이 알려져 있다. 또 유전자의 발현이나 세포주기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학계에 보고된 바 있다.
이번 연구는 오글루넥 당화와 학습 능력 사이의 상관관계를 관찰하여 세포의 영양 상태가 뇌 인지기능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밝혔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KIST 임혜원 박사는 “치매와 같은 퇴행성 뇌질환뿐만 아니라, 노화 및 당뇨에서 흔히 발생 하는 비정상적인 단백질 당화와 인지기능 저하 사이의 상관 관계에 대해 추가 연구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래창조과학부 바이오의료기술, 뇌과학원천기술개발사업 및 KIST 기관고유사업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 결과는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4월 3일(월)자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문병도기자 d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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