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의 돌풍에 ‘빅4’ 시중은행인 우리은행이 2%대 예금상품을 전격 출시했다. 저금리와 편리성을 앞세운 케이뱅크가 무서운 속도로 신규 고객을 빨아들이고 있는 만큼 방어에 나선 것이다. ★본지 4월6일자 1·4면 참조
6일 우리은행은 “연 2%대 예금과 적금 패키지 ‘위비 슈퍼 주거래 패키지2’를 7일 출시한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을 주거래 은행으로 하고 급여이체나 공과금 자동납부를 하면 우대금리를 준다는 조건이 달려 있지만 인터넷은행의 초기 돌풍에 고객잠식을 우려한 맞불 성격이다. 특히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데다 시중은행 예적금 금리는 평균 연 1%대에 불과하고 0%대 상품도 흔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고금리’에 해당한다. 이는 수익 축소를 각오한 것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리 인상을 선반영했다는 측면도 없지 않지만 케이뱅크의 초반 돌풍에 밀려 고객을 뺏기지 않기 위해 파격적인 예금금리 인상 카드를 꺼내 든 것”이라며 “그러나 인터넷은행 돌풍의 지속 여하에 따라 일시적 이벤트에 그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인터넷은행과 고객 확보 전쟁을 벌여야 하는 시중은행들이 예금금리는 올리고 대출금리는 내리는 등 인터넷은행의 초기 돌풍을 잠재우기 위해 모든 화력을 집중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따라 우리은행뿐만 아니라 나머지 대형 시중은행이나 지방은행들도 잇따라 ‘고금리’ 신상품으로 고객 확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인터넷은행이 중금리 시장 공략을 강화하면서 고객층이 겹치는 저축은행도 이미 대출금리를 1%포인트 파격 인하했다. 저축은행 업계 자산 규모 1위인 SBI저축은행은 간판 중금리 상품인 ‘사이다’의 최저금리가 이미 6.9%로 업계 최저 수준이지만 이보다 1%포인트 더 낮은 5.9%대 신상품을 출시해 중금리 시장 수성에 나섰다. 웰컴저축은행은 연 최저 5.99% 금리의 사업자전용 비대면대출상품인 ‘그날대출’을 출시했다. 무담보·무방문·무서류 상품으로 대출신청부터 입금까지 20분 만에 가능하며 사람이 아닌 프로그램을 통해 대출이 이뤄지기 때문에 365일 24시간 신청부터 입금까지 가능하다.
한편 케이뱅크 출범 4일째인 이날 오전 가입자 수가 10만명을 돌파하는 등 돌풍을 이어갔다. 지난 3일 0시 이후 1분당 평균 21명이 계좌를 개설하고 있는 셈이다. 예·적금 등 수신계좌 수는 10만6,379건을 기록했으며 대출 승인 8,021건, 체크카드 발급은 9만1,130건이다. 총 수신금액은 약 730억원으로 대출액은 410억원에 이른다. 점심 때 직장인들도 식당에 삼삼오오 모여 인터넷은행에 대한 정보를 주고받으며 관심을 보이는 게 흔한 풍경이 될 정도다. 가입자를 연령별로 살펴보면 30대가 39.8%, 40대가 30.4%였다. 이어 20대가 16.9%, 50대가 10.9%였고 60대 이상은 2.0%였다. 가입 시간대를 보면 퇴근 시간 이후인 오후6시부터 자정까지가 31.9%로 가장 많았지만 정오부터 오후6시(31.7%)와 오전6시∼오후12시(31.1%)도 비슷했다.
/이주원기자 joowonmai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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