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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이 아닌 ‘갑상선 유두암종’ 국내선 2% 그쳐

10~20%인 美 등과 큰 차이

서울성모병원 정찬권·배자성 교수팀

2008~2014년 진단 6,269명 분석

서울성모병원 정찬권(병리과)·배자성(유방갑상선외과) 교수




서울성모병원에서 지난 2008~2014년 갑상선(갑상샘)에 유두암종이 있다고 진단 받은 6,269명 중 2%만 암(악성 종양)이 아닌 경계성 종양인 것으로 분석됐다. 경계성 종양은 양성 종양과 암의 중단 단계다.

암이 아닌 비율이 10~20%인 미국과 큰 차이가 난다. 국내에선 그만큼 갑상선암 환자 비율이 높다는 얘기다.

6일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에 따르면 갑상선암센터 정찬권(병리과)·배자성(유방갑상선외과) 교수팀이 이 병원에서 7년 간 갑상선 유두암종 진단을 받은 6,269명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연구결과는 북미 병리학회 공식학술지(Modern Pathology) 정식 게재에 앞서 온라인에 먼저 소개됐다.

미국 국립암연구소(NCI) 국제전문가위원회는 지난해 갑상선 유두암종 중 암세포와 모양만 비슷하고 위험하지 않은 것들에 ‘유두암종 세포핵을 지닌 비침습 갑상선 소포종양(non-invasive follicular thyroid neoplasm with papillary-like nuclear features·NIFTP)’이라는 진단명을 붙였다. 또 NIFTP는 단순 종양 절제만으로 완치할 수 있으므로 추가 수술이나 방사성 요오드 치료가 불필요하다고 발표했다.

갑상선 속에 섬유조직 캡슐(주머니)로 둘러싸여 있고 소포 형태를 이룰 경우 세포핵이 유두암종처럼 보이지만 그 세포들이 캡슐에서 벗어나거나 혈관을 침투하지 않으면 별 문제가 안 된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세계보건기구(WHO)는 내달 NIFTP 개념을 도입한 제4판 종양 분류법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로 인해 국내 갑상선암 과잉진단 논란이 확산됐다.





하지만 정 교수팀의 연구 결과 서울성모병원에서 갑상선 유두암종이 있다고 진단받은 6,269명 중 NIFTP는 2%에 그쳤다. 그 중 2%는 림프절 전이도 일으켜 NIFTP를 양성종양으로 간주할 수만은 없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혀냈다. 다만 림프절 전이를 일으켜도 종양 제거 수술을 하면 장기적으로 별다른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았다. 유두암종은 갑상선암의 97%가량을 차지하며 비교적 천천히 자라고 치료가 잘 된다.

정 교수는 “NIFTP는 미국 등 서구에선 흔하다고 알려졌지만 우리나라에선 전체 갑상선암의 2% 미만으로 드물었다”며 “미국이든 한국이든 NIFTP는 절제수술을 해야 하는 대상”이라고 말했다.

갑상선 유두암종 절제수술로 떼어낸 종양에 대한 조직검사 결과 암이 아닌 것으로 확인되면 환자의 건강보험 본인부담률이 5%(암)가 아닌 20%로 높아질 수 있다. 또 민간 암보험 가입자도 암이 아닌 만큼 보험금 지급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

한편 대한갑상선학회는 최근 초음파 검사로 확인된 갑상샘 결절(혹)의 크기가 1cm 이상이고 추가검사 결과 암으로 진단되면 수술을 하고, 작고 위치 등 예후가 좋을 것으로 판단되면 환자와 상의해 시간을 갖고 지켜볼 수 있다는 진료 권고안을 발표했다.

갑상선은 목 부위에 튀어나온 물렁뼈 2~3㎝ 아래에 있는 나비 모양의 기관이다. 인체의 대사기능 등이 적절하게 유지되도록 하는 갑상선호르몬을 생산·저장했다가 필요한 기관에 내보내는 기능을 한다. 유두암종은 갑상선암의 97%가량을 차지하며 비교적 천천히 자라고 치료가 잘 된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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