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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그룹 '인력 교류' 제도, '팔방미인' 키워 시너지 창출

KB금융그룹(이하 KB금융)의 혁신적 인사 실험이 주목받고 있다. 그룹 내 계열사 간 ‘인력 교류’라는 새로운 시도에 나선 것이다. 일방적인 인사 발령이 아닌 임직원의 신청을 받아 진행하는 인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직원들의 역량과 전문성을 높이고 나아가 그룹 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KB금융의 인사 실험을 살펴봤다. 또 실제 인력 교류를 신청해 회사를 옮긴 직원들의 이야기도 함께 전한다.

▲혁신적인 인사 실험으로 주목받고 있는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지주회사와 계열사 간 겸직과 파견 등 인력 교류를 활성화할 예정입니다. 그룹 내 인력 교류도 보다 활발히 해 계열사 간 칸막이를 낮추고 하나의 KB를 만들어내겠습니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지난해 신년사를 통해 독특한 인사 실험, 즉 ‘그룹 내 계열사 간 인력 교류’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협업과 실행력 강화를 위해서는 그룹 내 인력 교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한 윤 회장은 점차 그 숫자를 늘려갈 것이라고 천명했다.
윤 회장이 언급한 인력 교류는 기존의 기업 인사 시스템과는 조금 다르다. 소위 윗선에서 정한 대로 움직여야 하는 ‘인사 발령’이 아닌, 직원이 직접 옮기고 싶은 계열사와 부서를 정해 신청하는 방식이다.
KB금융 측에 따르면 계열사 간 인력 교류는 파견이 아닌 이직의 형태다. 다른 계열사로 자리를 옮기게 되는 경우 기존 회사를 퇴사한 뒤 새로운 직장에 재입사하는 방식으로 이동이 이뤄진다.
인력 교류는 내부 공모를 통해 진행된다. 각 계열사별 1, 2차 심사 및 지주사 인사 담당(HR) 부서의 최종 심사를 통해 인력 교류 대상자가 선정된다. 이들은 모두 교류 대상 계열사에 ‘재고용 조건부’로 이직해 근무한다. KB금융 내부적으로 정한 계약 기간은 3년이다. 3년 후 자신의 거취를 다시 정할 수 있다. 1순위는 기존 회사로의 복귀다. 물론 심사를 통해 현재 몸담고 있는 회사에 계속 머물 수도 있고, 아니면 또 한 번의 도전을 위해 다른 계열사로 이직할 수도 있다.
해당 직원에 대해서는 원 소속 회사 기준으로 보상 수준을 책정한다. 또 계열사 간 이직에 따른 불리함을 해소하기 위한 인사·보상 등 우대 방안을 시행해 직원들이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손해보험사에 근무하던 직원이 은행으로 이직할 경우, 3년 후 원 소속 회사로 복귀했을 때는 그간의 경력을 인정해 직급 책정에 반영한다.
인력 교류 분야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초창기에는 자산관리(WM), 기업금융(CIB), 보험 등 특정 분야에서만 소규모의 인력 교류를 실시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는 비대면 채널, 데이터 분석, IT, 심사 등 시너지 창출이 가능한 부문에서도 인력 교류가 시행되고 있다. 손준호 KB금융지주 과장은 “향후에도 그룹 계열사 간 시너지 창출을 위해 인력 교류 분야를 더욱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울 여의도에 있는 KB금융그룹 본사 사옥 전경.




이 같은 인력 교류 제도에 대한 KB금융 전 계열사 직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 1월 진행된 1차 인력 교류에서는 15명의 직원이 다른 계열사로 이직을 결정했다. 이때는 한정된 계열사만을 대상으로 진행됐던 터라 그룹 전반의 이슈는 되지 못했다. 하지만 전 계열사로 범위가 확대된 2차 인력 교류에는 45명의 직원이 은행, 손보, 카드, 증권 등으로 자리를 옮겼다. 올 초 진행된 3차 인력 교류에서는 2차보다 더 많은 60여 명이 이직을 선택했다. KB금융 측에 따르면 손해보험사와 카드사의 경쟁률은 4:1, 증권사는 2:1 수준이었다.(서류 전형 기준)
KB금융 관계자는 “인력 교류로 회사를 옮긴 직원의 경우, 이후 3년간 해당 회사 인사팀이 아닌 지주회사 차원에서 인사 관리를 한다”며 “이처럼 다양한 혜택과 안전장치를 확인한 직원들의 공모 건수도 점차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서울경제 파퓰러사이언스 편집부 / 김병주 기자 bjh1127@hmg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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