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지난주 토요일 킨텍스를 찾았습니다.
오후 7시 폐장이라 서너시쯤 입장하면 한가할 걸로 예상했지만 그것은 경기도 오산. 박람회장 안은 여전히 관람객들로 북적였습니다.
인파에 잠시 정신이 혼미해졌지만, 열심히 돌아다녀 봅니다. 자동차 담당기자 시절 베이징 모터쇼에 갔다가 깔려 죽을뻔했던 추억이 떠오르더군요. 자동차의 도시 디트로이트도 모터쇼로 방문한 적이 있었죠. 아무래도 어느 모터쇼든 프레스 데이에는 각 자동차 업체의 화려한 프레젠테이션과 연예인 모델 출연, 심지어 라이브 공연까지 곁들여지기 때문에 정말 즐거웠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제 그냥 관람객 1일뿐. 모터쇼를 제대로 즐기려면 알아서 잘 찾아다녀야 합니다. 그래서 열심히 자동차 사진을 찍고,
앉아도 보고,
각종 이벤트에도 참여해봅니다. GM 부스에선 이런 기념 사진(?)도 찍어줍니다.
가장 즐거웠던 순간은 미니 오너인 동행자 덕분에 BMW MINI 라운지에 들렀을 때입니다. 내주시는 간식을 먹으면서 한가롭게 숨을 돌릴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직원분들이 무지하게 친절하셔서 감명받았습니다. 미니 라운지에서는 이밖에도 주차할 때 남겨두고 갈 수 있는 주차 번호판, 기념사진 인화 서비스 등을 이용할 수 있었죠. 이렇게 소비자를 으쓱으쓱하게 만들어주는 마케팅과 서비스, 정말 좋습니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력들에게 최저시급도 제대로 안 주면서 영혼을 갈아넣게끔 하는 한국에선 드물죠.
이밖에 브랜드별로 각종 이벤트가 있었지만 시간상 여유가 없었습니다. 현대차, 토요타, 푸조 부스에서 운영하는 VR체험관을 못 들러본 건 매우 아쉽습니다.
그리고 또 아쉬운 점이 하나 있었는데, 별로 살 것은 없더군요. 브랜드 로고가 박힌 티셔츠라든가 가방, 하다못해 수건;;;이라도 팔면 잘 팔릴 것 같은데 말이죠. 공간의 제약 때문일까요?
물론 각 사별로 매장이 많으니 따로 들르면 될 일이지만 원래 이런 행사장에선 왠지 더 지르고 싶지 않습니까? 저는 매년 열리는 리빙페어, 키덜트페어, 디저트페어(주로 코엑스에서 하죠ㅎㅅㅎ)에 별 일 없으면 가는 편인데 매번 소소하게 지르는 재미가 아주 그냥 쏠쏠합니다. 모터쇼에서도 이런저런 자동차 굿즈(할인판매하면 더 좋겠지만 감히, 크게 바라진 않는다능요...초롱초롱)를 접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서울모터쇼를 사전예매한 입장권(15%)으로 다녀왔습니다. 저렇게 비싼 차를 모셔놓고도 8,500원이면 입장이 가능합니다. 물론 각 사가 마케팅 차원에서 많은 비용을 지출한 덕분이기도 하겠지만요. 모터쇼장을 가득 메운 커플, 가족, 어르신, 영유아(?!)들을 보니 국내엔 아직 이만한 볼거리도 드문 것 같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울모터쇼, 부산모터쇼, 그리고 특히 서울모터사이클쇼(…)가 앞으로 더욱 번영하길 바래봅니다.
/유주희기자 ging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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