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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일 계획’ 어떤 내용 담길까

미국산 원유 수입 증대 등

무역적자 해소안 담길 듯

세기의 대결로 불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첫 정상회담에서 무역 불균형 해소를 위한 ‘100일 계획’에 합의한 것은 그나마 유일한 성과로 꼽힌다. 세부적 밑그림은 나오지 않았지만 일단 양측이 100일이라는 시간표를 두고 첨예한 대립각을 세웠던 통상 이슈에서 교집합을 찾아보자고 선언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진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번 100일 계획의 핵심은 결국 미국의 무역적자를 줄이는 구체적인 방안 마련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은 이와 관련해 “100일 계획은 구체적인 협상이 필요한 문제”라며 “목표는 미국의 중국 수출을 늘리고 대중국 무역적자를 줄이는 것”이라고 큰 줄기를 제시했다.

지난해 기준 미국 상품수지적자의 46%를 차지하는 3,470억달러 수준의 대중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해서는 결국 중국이 미국산 제품의 수입장벽을 파격적으로 낮추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수출 가운데 큰 비중을 차지하는 원유 수입을 더욱 늘리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본다. 중국은 이미 지난 2월 미국산 원유 수입량을 4배 가까이 늘려 캐나다를 제치고 미국산 원유의 최대 수입국이 됐다. 미국산 자동차의 수입장벽 완화 조치도 구체적인 방안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중국은 미국산 자동차에 25%의 높은 관세를 물리고 있다. 미국이 중국에 수출하는 주요 품목인 콩과 항공기 구매 규모를 늘리는 조치도 빼놓을 수 없다. 미국 기업의 중국 시장 진입을 위한 투자장벽이 낮아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당장 미국산 제품 수입장벽을 완화하기보다 경제 갈등을 해결하는 대화 채널 가동에 비중을 둘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이번 정상회담 이후 중국 측 발표문과 브리핑에는 100일 계획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 대신 중국 측은 경제 갈등 해결을 위한 대화 채널 가동을 부각시켰다. 현재 미중 간에는 100여개의 채널이 있는데 분산된 여러 경제 분야의 대화 틀을 재정비해 통상 무역마찰을 해소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는 평가다. 실제 시 주석은 정상회담 일정 첫날인 6일 비공식 회동과 만찬에서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부터 추진해온 양자간투자협정(BIT) 협상을 진전시키고 인프라 건설과 에너지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자고 제안했다.



이르면 오는 14일께 발표될 미국 환율보고서에 어떤 내용이 담길지도 관심사다. 100일간의 시간표가 나오면서 미국이 당장 중국을 환율조작국 리스트에 올릴 가능성은 줄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수년간 지속해온 뿌리 깊은 무역 불균형 문제가 100일간의 단기 계획으로 해결책을 찾기는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평가다. 황징 싱가포르국립대 교수는 “100일 계획은 근본적으로 유권자의 높은 기대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대답”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단기적으로 무역 불균형 문제의 적절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자 지지층을 달래기 위해 100일 계획을 뽑아냈을 가능성이 있다”고 평했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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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병문 기자 국제부 hb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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