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갤럭시S8, LG전자의 G6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성능이 좋아지면서 ‘스마트폰 헬스케어’가 빠른 속도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달부터 미국에서 원격 화상진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애플의 아이폰8이 나오기 전에 헬스케어 서비스를 한층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하드웨어 성능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스마트폰이 제공하는 헬스케어 등의 서비스가 소비자들의 새로운 선택 기준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21일 미국 고객들을 대상으로 갤럭시S8의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의사가 원격으로 진료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갤S8이 모바일 메디컬 클리닉이 되는 셈이다. 이에 앞서 삼성전자는 미국의 실시간 의료 연결 서비스업체인 ‘아메리칸웰’, 의료포털 사이트인 ‘웹MD’와 제휴를 맺고 실생활에서 스마트폰을 통해 헬스케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준비해왔다
삼성전자는 갤럭시의 헬스케어 기능을 꾸준히 업그레이드해 왔다. 지난 2014년 출시한 갤S5는 스마트폰 중에서 처음으로 심박수와 활동량 측정 기능을 탑재했고 갤S8은 원격 화상 진료를 통해 부수적인 기능에 머물던 헬스케어를 주목할 만한 기능으로 한 단계 끌어올렸다.
스마트폰 원격 진료에 대한 미국인들의 반응은 뜨겁다.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갤럭시 S8 언팩 행사에서 저스틴 데니슨 삼성전자 미국법인 상품전략담당 부사장이 화상 진료 기능을 소개하자 참석자들은 환호했다. 일부 참석자들은 행사가 끝난 후에도 “정말 화상 진료를 받을 수 있는 것이냐” “비용은 어떻게 계산하느냐” 등을 물으며 큰 관심을 보였다.
애플도 일찍부터 헬스케어 분야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용자들의 의료 데이터 확보에 힘쓰면서 아이폰을 중심으로 한 의료 생태계 조성에 관심이 많다. 지난 2014년 9월 이용자들이 아이폰을 통해 의료 데이터를 저장·관리할 수 있는 앱인 ‘헬스키트’를 아이폰에 탑재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환자와 의사가 가진 건강 데이터를 한곳에 모아 관리하고 확인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 스타트업 ‘그림스(Gliimpse)’를 인수했다. 전문가들은 애플이 아이폰에 각종 의료 데이터를 담아 이용자의 종합 의료관리 기기로 만들어 ‘의료계의 구글이 되겠다’는 야심을 가진 것으로 본다. 2015년 3월에는 자폐와 같은 특정 질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의 상태를 추적 관리하는 ‘리서치키트’를, 지난해에는 환자가 직접 건강상태를 확인하고 필요에 따라 치료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케어키트’를 선보이는 등 꾸준히 발전하고 있다. 특히 단순 측정을 넘어 심박수를 꾸준히 추적해 관리하는 기능을 아이폰에 넣기 위해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접촉 중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이에 따라 올가을 출시되는 아이폰8에는 원격 진료를 포함한 다양한 헬스케어 기능과 서비스가 담길 가능성이 높다.
IT 업계의 한 전문가는 “하드웨어를 통한 스마트폰 차별화가 점점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헬스케어는 앞으로 2~3년간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차별화 포인트가 될 것”이라며 “스마트폰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는 만큼 제조사들이 헬스케어 서비스 차별화에 사활을 걸 것”으로 예측했다. /양사록기자 sa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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