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씨티은행은 모바일앱으로 직장인 신용대출을 신청하는 고객에게 중도상환수수료를 6월30일까지 면제한다. 씨티은행은 중금리 대출을 앞세운 인터넷전문은행 대응을 위해 지난 달 별도의 서류준비나 영업점 방문 없이 모바일 앱으로 신청 후 1시간이면 입금이 가능한 상품을 출시했다. 기존 온라인에만 해 오던 것을 모바일로 첫 시행한 것이다. 이 상품은 중도상환수수료뿐만 아니라 한도는 올리고 추가 금리 혜택을 주는 등 파격 조건을 제시했다. 신용대출 상품의 경우 통상 한도가 1억원인데 이를 1억4,000만원으로 상향조정하고 여기에 0.5%포인트의 금리 인하 혜택까지 제공한다.
씨티은행에서 신용대출로 1억원을 대출기간 1년으로 빌리고 이를 6개월 만에 전액 상환할 경우, 영업점에서 이같은 조건으로 대출을 받았다면 1.3%의 중도상환수수료가 발생해 65만원을 지급해야한다. 하지만 모바일로 직장인신용대출을 같은 조건으로 이용하면 대출금리로 0.5%포인트 인하혜택을 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중도상환수수료 65만원도 면제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중도상환수수료 면제는 고객 대출이 들어오면 이를 미리 자금계획으로 돌려 조기 자금계획을 수립하는 은행의 특성상 은행권에서 파격적인 조치라는 평가다. 중도상환 수수료는 은행이 쉽게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고정 수입 중 하나기 때문이다. 씨티은행을 시작으로 은행권이 중도상환수수료 인하 카드까지 들고 나온 것은 일정 손실까지 고려하면서 인터넷 전문은행의 초두 효과를 억누르겠다는 취지가 반영됐다는 게 업계의 전반적인 시각이다.
우리은행도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에 맞춰 지난달 말 중도상환 수수료를 인하했다. 우리은행은 ‘위비모바일대출’의 경우 중도상환해약금을 없애고 또 위비 직장인·공무원 대출한도도 기존 3,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상향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의 메기효과로 시중은행 전반으로 수수료 인하 움직임이 확대될 전망이다. 시중은행 고위관계자는 통화에서 “인터넷전문은행으로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한시적인 신용대출 수수료 인하는 고려할 수 있지만 대출금액과 상환기간이 큰 주택담보대출로는 확산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6월께 출범하는 카카오뱅크가 외화송금 수수료를 시중은행의 10%선으로 대폭 낮추겠다고 선언한 만큼 수수료 인하 경쟁은 불가피하다는 게 금융권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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