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포럼에서는 에너지신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고언(苦言)이 쏟아졌다. 특히 한국과 러시아를 잇는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을 ‘제2의 향신료 루트’로 빗대며 새 정부가 꼭 추진해야 할 가장 시급한 과제라는 조언도 나왔다.
이날 포럼에 특별 강연자로 나선 김태유 서울대 교수는 “지구온난화로 오는 2030년 이후에는 북극항로가 상용화될 것으로 기대되는데 새로 열리는 북극항로는 한국에는 인류 문명사의 중심에 설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북극항로의 중요성을 네덜란드에 빗댔다. 그는 “한반도의 5분의1도 안되는 국토를 가진 소국 네덜란드가 상업혁명의 주역이 된 것은 향신료 무역을 석권했기 때문”이라며 “러시아와의 협력을 통해 북극항로를 활용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북극항로 활용을 위해 러시아의 협력을 이끌어낼 수 있는 가장 좋은 수단이 남한~북한~러시아를 잇는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이라는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러시아는 시베리아 지역에서 엄청나게 부존된 석유가스 등의 자원을 한중일 삼국에 공급하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중국은 지난 2014년 5월 중국·러시아 간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을 건설하기로 합의했다. 일본도 지난해 11월 사할린에서 도쿄만을 잇는 러시아~일본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을 건설하겠다는 제안을 러시아에 한 바 있다.
이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건설이 북극항로를 선점하기 위한 열쇠가 될 수 있다는 게 김 교수의 조언이었다. “우리나라가 북극항로 상의 거점항구를 확보하기에 결정적인 하자가 있는데 그게 바로 에너지 공급”이라며 “(남한~북한~러시아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건설은) 새 정부가 꼭 추진해야 할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한반도를 관통하는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이 건설되면 우리나라가 새로운 세기의 가치사슬(value chain)이 될 북극항로의 거점항구를 확보해 유라시아 시대의 중심국가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상훈기자 ksh25th@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