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산 종자가 국내에 유입되며 뿌리내린 지 오래됐다. 하지만 우리나라 종자 산업은 여전히 소규모 업체들을 중심으로 내수시장에만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국립종자원이 발표한 ‘종자업실태조사(2015년 기준)’를 보면 지난해 종자 생산과 판매업으로 등록한 종자업체들의 매출액은 총 8,491억원으로 나왔다.
총 매출액 가운데 종자 판매액만 보면 5,008억원이었다. 세계종자협회(ISF)가 지난 2013년 집계한 세계 종자시장 규모(449억달러·약 51조원)를 감안할 때 우리나라 종자시장은 약 1%에 불과하다. 특히 종자 판매액 가운데 88.1%에 달하는 4,414억원이 국내시장에서 팔렸다. 해외 수출은 564억원(11.3%)에 불과했다. 종자 수입액은 590억원으로 전체 종자업체 가운데 13.6%를 차지했다.
국내 종자산업은 여전히 규모화를 이루지 못했다. 업체 가운데 연간 판매액이 5억원 미만인 소규모 업체가 1,061개로 전체(1,207개)의 87.9%를 차지했다. 40억원 이상 판매하는 대규모 업체는 1.4%(17곳)에 불과했다.
수십조원에 달하는 국내 농산물 생산액과 비교할 때 수백억원 수준의 종자 수입액과 로열티가 적을 수 있다. 그러나 식량 주권을 생각하면 얘기는 달라진다. 외산 종자가 농가에 한번 자리를 잡으면 적어도 20년 이상 대체가 불가능하다.
국립종자원의 한 관계자는 “우수한 종자를 개발하면 금보다 더 비싸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유망 사업이지만 국내 산업은 아직 걸음마 단계”라고 말했다.
/김상훈기자 ksh25t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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