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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뒤덮는 그린웨이브] "빅데이터는 새로운 유전...美 원전15기만큼 에너지 감축 효과"

<4> 에너지테크포럼

■가속화하는 에너지 신산업혁명

캘리포니아주 전기사용 데이터 분석해 1,500만㎾ 낭비 막아

맥킨지 "빅데이터 활용만으로 전력사 순이익 20~30% 늘어"

발전-배전-수요관리 통합 클라우드 구축땐 4차산업 탈바꿈

11일 서울경제신문 주최로 서울 서초구 쉐라톤팔래스호텔에서 열린 ‘에너지테크플러스포럼’에 참석한 강연자들이 이민화 KAIST 교수의 강연을 듣고 있다. /이호재기자




“빅데이터는 새로운 유전(油田), 진화한 분석방법은 새로운 ‘시추선(Drilling Platform)’이 되고 있다.”

11일 서울 서초구 쉐라톤팔래스호텔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에너지기술평가원이 공동주최한 ‘에너지테크포럼’에서 송경열 맥킨지 에너지센터 디렉터는 “다양한 기술 혁신으로 에너지 산업에 ‘혁명’ 수준의 근본적인 변화가 발생하고 있으며 빅데이터가 그 중심에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빅데이터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이다. 사물인터넷(IoT) 등 기술의 발전으로 막대한 양의 데이터가 매일 쌓이고 있다. 지난 2년간 생성된 데이터가 그 이전까지의 인류 역사를 통해 생성된 데이터보다 많을 정도다.

하지만 현재 데이터의 활용률은 0.5% 미만인 것으로 추정된다. 활용 여부에 따라 빅데이터가 막대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새로운 ‘유전’이 될 수 있다는 비유가 나오는 이유다.

대표적인 성공 사례가 미국 중장비 제조업체인 캐터필러사다. 이 기업은 판매한 중장비 센서를 통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그를 바탕으로 장비의 상태를 분석하는 클라우드 체계를 구축했다. 이를 통해 중장비가 고장이 나기 전에 수리를 해주는 ‘비포 서비스(Before Service)’ 시장이라는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했다.

이날 포럼에 기조강연자로 나선 이민화 창조경제연구회 이사장(KAIST 초빙교수)은 “기업가치가 10억달러 이상인 유니콘기업의 비밀은 빅데이터가 존재하는 가상과 현실을 융합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한다는 데 있다”고 말했다.



빅데이터는 에너지 혁명도 가속화시키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그린 버튼 이니셔티브(Green Button Initiative)’다. 2012년 미국 백악관이 처음으로 내놓은 이 정책의 핵심은 에너지기업이 보유한 막대한 양의 전기 사용 데이터를 웹사이트를 통해 실시간으로 공개하는 것이다. 소비자는 이를 바탕으로 개발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등으로 자신의 전력 소비 패턴을 분석할 수 있고 이를 통해 낭비되는 전기를 줄일 수 있다.



효과는 어땠을까. 산업부에 따르면 제도 도입 이후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경우 1,500만㎾의 전력 공급이 줄었다. 우리나라 원전 한 기의 발전용량은 100만㎾가량이다. 데이터 분석만으로 원전 15기가 생산하는 전력에 맞먹는 에너지를 줄인 셈이다. 에너지·전력 분야에서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한 기업의 각축전이 벌어진 것도 이 때문이다. 송 디렉터는 “에너지·전력 업체는 모든 ‘가치사슬(Value Chain)’에 걸쳐 매우 광범위한 데이터 접근이 가능하다”며 “빅데이터의 가치를 이해하고 적용하는 업체들이 에너지 분야에서는 아직 소수이지만 실제 활용하는 기업들은 이미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맥킨지에 따르면 한 해상 오일가스 운영사는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예방정비 시스템을 구축해 생산 손실을 80% 이상 절감했다. 가스 압축기(컴프레서)에 1,200개의 센서를 부착한 뒤 수집된 데이터를 분석해 고장 시기를 예측한 뒤 고장이 발생하기 이전에 미리 수리계획을 수립했다. 이 같은 예방정비 체계를 도입하면 발전소의 운영을 극대화할 수 있다. 맥킨지는 빅데이터 활용만으로 에너지·전력기업이 순이익을 20~30% 높일 수 있다고 추정했다.

빅데이터가 우리나라 에너지 분야 4차 산업 플랫폼의 핵심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이 이사장은 “빅데이터를 통해 에너지 소비형 경제를 4차 산업화하면 스마트공장과 스마트시티, 자동차, 가정 등에서 20% 이상 에너지를 감축할 수 있다”며 “발전에서 송·배전, 수요관리까지 아우르는 통합 클라우드를 구축하면 빅데이터 분석 등을 통해서 에너지분야도 4차 산업화를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이어 에너지 분야의 4차 산업화를 두고 “한국전력이 소유하고 있는 정보와 자원, 그리고 네트워크를 공유하고 지방 벤처기업의 역신 역량을 결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상훈기자 ksh25t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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