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소형주 펀드를 책임지는 펀드매니저들 사이에서는 “드디어 때가 왔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최근 1~2년 사이 바이오주·화장품주를 중심으로 하락세를 보였던 중소형주가 다시 반등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11일 만난 이준혁(사진) 한화자산운용 밸류운용팀장은 “중소형주가 좋아질 수밖에 없는 환경이 펼쳐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팀장은 중소형주 펀드 중 최상위권의 수익률(5년 기준)을 기록하고 있는 ‘한화코리아레전드중소형주’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그가 꼽는 ‘좋은 환경’의 첫 번째 이유는 정부 정책이다. 현재 대선주자 중 누가 당선되더라도 경제민주화·상생·내수진작 등에 초점을 맞춘 경제정책이 시행될 가능성이 높고 이에 따른 수혜주 다수가 중소형주라는 것이다.
이 팀장은 좋은 중소형주는 꾸준한 상승세를 보여왔다고 덧붙였다. 그는 “삼성전자에 가려져서 보이지 않았을 뿐 정보기술(IT)·화학·철강 업종의 중소형주는 지난해 좋은 성과를 냈다”고 설명했다. 다만 코스닥 시장에서 시가총액 비중이 높은 화장품·바이오주가 워낙 빠지는 바람에 중소형주의 전반적인 침체처럼 비쳐졌다는 이야기다.
중소형주 투자의 관건은 옥석 가리기다. 이 팀장은 바이오·화장품주 붐이 일던 2015년의 상황이 반복되지 않을 것으로 봤다. 당시 어지간한 바이오·화장품주가 동반 상승했던 것과 달리 이번 중소형주 장세에서는 실적 기반이 탄탄한 종목만 오른다는 관측이다. 이 팀장은 “글로벌하게 성장할 수 있는 종목, 잘 팔릴 제품을 만드는 종목만 차별적으로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그가 최근 관심을 갖고 있는 테마는 고령화, 저성장, 주택노화, 4차 산업혁명이다. 앞으로 확실히 진행될 네 가지 트렌드에 따라 수혜를 볼 중소형주를 골라 담는 중이다. 예를 들어 지은 지 30년 이상 된 아파트가 늘어나면 재건축·재개발이나 리모델링이 증가하게 되고 관련주로는 부동산신탁회사들이나 한샘 등이 꼽힌다.
한편 한화자산운용의 ‘한화코리아레전드중소형주’ 펀드는 운용 규모가 129억원으로 작지만 3년간 43.4%, 5년간 74.29%의 수익률을 거뒀다. 2008년 3월 설정 후부터의 누적 수익률은 135%에 이른다. 국내 중소형 주식 펀드 전체의 5년 평균 수익률도 31.56%로 같은 기간 동안 코스피 수익률(7.74%)을 크게 앞선다. 5년 수익률을 기준으로 상위권을 달리고 있는 국내 중소형주 펀드로는 ‘현대강소기업’ ‘미래에셋성장유망중소형주’ ‘프랭클린중소형주’ ‘맥쿼리뉴그로쓰’ 등이 있다.
/유주희기자 ging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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