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가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면세점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지만 대 중국 수출과 역직구 판매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보따리상이 자취를 감추자 정식 루트를 통한 판매가 오히려 활기를 띠는 것이다.
주요 K뷰티 업체들도 대 중국 수출 및 현지 법인 매출은 3월 이후 변동이 전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아모레퍼시픽·LG생활건강을 비롯한 투톱은 물론 미샤·더페이스숍·토니모리·네이처리퍼블릭 등 원브랜드숍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통관 절차 강화가 앞으로 주요 변수이기는 하나 중국 소비자의 한국 화장품 충성도가 여전히 높다”며 “중국 정부가 수출, 현지법인, 온라인 무역 제재는 하지 않고 있어 아직까지는 사드 영향권 밖에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사드 보복에도 지난 1∼2월 대 중국 수출은 여전히 성장세를 보였다. 대한화장품협회에 따르면 1~2월 대 중국 화장품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1.6% 증가한 2억7,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전체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점유율은 올해 1월 34.2%에서 2월에는 41.5%로 오히려 상승했다.
온라인 역직구 인기도 여전하다. 티몰글로벌의 최근 판매 10위권을 제이·SNP·메디힐·리더스 등 한국산 마스크팩이 도배를 하고 있다. 전상용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사드 배치 발표 이후 중국 여행객을 단속하자 온라인 역직구 사이트를 통해 한국산 마스크팩을 구매하는 중국인 소비자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뷰티 업계에서는 이번 기회를 통해 중국 의존도에서 벗어나 수출 다변화와 기술개발(R&D)에 힘써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K뷰티 바람을 타고 스타 마케팅만으로 중국 시장에 의존했던 브랜드들의 경우 일부 정리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네이처리퍼블릭 관계자는 “명동의 국내 소비자 비중이 증가하고 있어 유커가 빠진 부분을 채워주고 있다”며 “사드 보복으로 오히려 한국 뷰티 시장이 정화되고 맷집이 강화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심희정기자 yvett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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