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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펀드 설정액 1년새 2.5조 '뚝'...KB운용 '재간접 공모펀드'로 활로 찾는다

혼합형 수익률 부진...환매 급증

공모펀드 부진에 위기감 커져

국내 대형 운용사 중 처음으로

내달 출시 목표로 준비 박차





공모펀드가 1년새 13%나 감소한 KB자산운용이 ‘재간접 공모펀드’로 돌파구를 모색한다. 재간접 공모펀드는 여러 개의 헤지펀드를 하나의 공모펀드로 묶어 판매하는 상품이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자산운용은 지난달부터 국내 전문사모집합투자업자와 손을 잡고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 통과에 맞춰 다음달 중 재간접 공모펀드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법제처는 이달 열리는 국무회의에서 재간접 공모펀드를 허용하는 내용의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을 통과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5월 금융위원회는 최소 1억~3억원인 헤지펀드의 최소투자금액 규제가 일반투자자의 헤지펀드 투자를 막고 있다며 최소 5개의 헤지펀드에 분산투자하는 재간접 공모펀드를 도입하겠다고 밝히며 지난해 개정안을 법제처에 제출한 바 있다.

KB자산운용이 대형 운용사 중 가장 먼저 재간접 공모펀드 시장에 뛰어드는 것은 공모펀드의 설정액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것에 대한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융투자협회의 공시에 따르면 KB자산운용의 공모펀드 설정액(12일 기준)은 17조3,832억원으로 1년 전 19조9,623억원에 비해 2조5,791억원이나 감소했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KB자산운용은 그간 혼합형 펀드를 많이 팔았는데 최근 수익률이 부진하면서 환매가 많이 들어왔다”며 “특히 대표 퇴직연금상품인 ‘KB퇴직연금배당40’의 설정액이 심하게 감소한 것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1년간(14일 기준) KB퇴직연금배당40에서만 2,286억원 가량이 유출됐다.



반면 같은 기간 공모펀드 설정액 1~2위인 삼성자산운용(27조5,822억원)은 3,093억원 감소에 그쳤으며, 미래에셋자산운용(25조3,822억원)은 2,134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현재 4위인 하나UBS자산운용은 13조3,950억원에서 15조3,395억원으로 증가하며 KB자산운용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또 다른 운용사 관계자는 “삼성은 시장의 1위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고 미래에셋은 과거에는 ‘인사이트펀드’, 최근에는 ‘글로벌 다이나믹펀드’ 등 대표 상품이 있는 것과 달리 KB는 떠오르는 상품이 없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1~2위와의 격차는 커지고 4위가 무섭게 추격하는 등 공모펀드에 대한 위기감이 커지는 상황에서 재간접 공모펀드 시장에 첫발을 들여 반전을 꾀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KB투자증권과 현대증권의 합병을 마무리하면서 출범한 통합 KB증권이라는 튼튼한 판매망은 이 같은 기대감을 부채질하고 있다. KB증권은 이미 통합 증권사 출범을 기념해 올 초 ‘KB든든한한국가치주목표전환1호’ 등 KB자산운용의 공모펀드 판매에 나선 바 있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공모 재간접펀드에 대해 관심은 있지만 아직 시행령이 확정이 안돼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중”이라고 전했다.

/김연하기자 yeo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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