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 더 떨렸습니다. 앞으로는 계열사별로 뽑는다는데 선발 인원이 줄지는 않을까 불안합니다.”(삼성전자 영업마케팅 직군 지원 김모씨)
“그룹 차원의 공채가 없어지고 계열사별로 뽑게 되면 전문성을 확실히 보여주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삼성전자 CE·IM부문 지원 권모씨)
삼성그룹 대졸 신입사원 공개 채용을 위한 직무적성검사(GSAT)가 치러진 16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단대부고에서 시험을 마치고 쏟아져 나오는 수험생들은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이었다. 학교 정문을 통과하자마자 부모님이나 친구들에게 전화를 걸어 “생각보다 쉬웠다”면서 긴장감을 털어버리면서도 그룹 차원의 마지막 공채 시험인 만큼 불안한 속내도 읽을 수 있었다.
삼성은 이날 서울과 부산·대구·대전·광주 등 국내 5개 지역과 뉴욕, 로스앤젤레스(LA) 등 미국 2개 지역에서 GSAT를 진행했다. 직무 적합성 평가를 통과한 지원자들은 이날 언어논리·수리논리·추리·시각적사고·직무상식 등 5개 영역에서 총 160문항을 140분간 풀었다.
응시생들의 반응은 크게 두 가지로 엇갈렸다. 우선 그룹 차원에서 진행하는 마지막 대규모 채용이어서 그 어느 때보다 긴장의 끈을 놓지 못했다는 반응이 많았다. 마지막 학기를 다니며 삼성전자 부품(DS) 부문에 지원했다는 이모씨는 “기출문제집보다 쉬웠지만 다른 학생들도 잘 본 것 같아 마음이 편치 않다”며 “앞으로 계열사별로 뽑으면 취업문이 더 좁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아 이번에 꼭 붙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인턴 기회를 노린다는 김모씨는 “계열사별로 모집할 경우 중복지원이 가능한지가 제일 궁금하다”면서 “하반기 채용 계획이나 기준이 나올 때까지 취업준비생들의 불안과 혼란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계열사별 채용이 더 기다려진다는 의견도 있었다. GSAT에는 비교적 운이 따를 수밖에 없는 만큼 지원하는 회사별로 적합한 채용 방식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부문에 지원한 권모씨는 “계열사별로 회사가 요구하는 전문성을 갖췄는지를 보는 시험으로 바뀌면 개인의 경험과 전문지식을 쌓으면서 오히려 차별화된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다고 본다”며 “채용 규모가 줄어도 어차피 뽑히는 인원이 소수인 것은 변하지 않기 때문에 이번에 떨어져도 잘 준비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번 GSAT의 난이도에 대해서는 대체로 ‘생각보다 쉬웠다’는 반응들이 대다수였다. 언어논리·수리논리·추리·시각적사고·직무상식 등 5개 영역이 대체로 평이했고 특히 직무상식 영역에서 최근 삼성이 진행 중인 주요 사업과 관련된 문제가 많았다는 설명이다. D램, 낸드 플래시, AP 등 반도체 관련 내용을 비롯해 탄소나노튜브, 퀀텀 점프, 블록체인, 증강현실(AR), 하이브리드카 등이 출제됐다. 삼성전자에 지원한 박모씨는 “시각 추리 문제가 그나마 어려웠고 나머지는 대체로 쉬웠다”면서 “삼성 공채가 이번이 마지막이라는데 어떻게든 올해 끝내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삼성은 이번 GSAT 합격자를 대상으로 1·2차 면접전형을 거쳐 다음달 최종 합격자를 발표한다. /신희철·김우보·변수연기자 hcsh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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