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카메라 제조사 고프로와 중국의 드론 제조사 DJI가 비행 카메라 시장을 놓고 ‘세기의 승부’를 벌인다. 각각 액션카메라(고프로) 분야와 드론(DJI) 분야에서 명성을 쌓아온 두 회사는 이전까지는 경쟁 관계가 아니었다. 지난 2014년 DJI가 드론에 카메라를 장착한 제품을 출시한 데 이어 고프로가 이달 말 액션카메라 탑재가 가능한 드론 출시를 예고하며 대한민국 상공에서 불꽃 튀기는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고프로는 오는 26일 ‘카르마 드론’을 출시한다. ‘카르마 드론’은 고프로 최초의 비행 카메라다. 지난해 9월 북미 시장에 먼저 선보였고, 국내 출시도 예정됐지만 리콜 사태를 겪으며 국내 출시가 미뤄졌다. 초속 15m의 속력으로 최대 3㎞ 거리, 3.2㎞ 높이까지 날 수 있는 ‘카르마 드론’에는 1,200만 화소의 사진과 4K의 동영상 촬영이 가능한 최신 액션카메라 ‘히어로 5’ 블랙이 탑재된다. 스크린을 장착한 콘트롤러로 조정하며 최대 20분 연속 비행 촬영이 가능하다. 배터리가 다 떨어지면 처음 날리기 시작한 장소로 돌아와 전원이 꺼지는 기능과 국내의 비행금지구역 데이터베이스를 저장해 드론을 날리다 의도하지 않은 불법을 저지르는 일을 예방하는 기능도 들어갔다. 가격은 150만원 대다.
지난 2014년 드론에 자체 개발한 1,400만 화소 카메라를 탑재한 비행 카메라 ‘팬텀 2 비전+’를 내놓았던 DJI는 오는 30일 신형 비행 카메라 ‘팬텀4 어드밴스드’를 선보인다. 1인치, 20메가픽셀 센서를 탑재해 초당 60프레임의 4K 동영상을 녹화할 수 있으며 속도는 초속 20m, 비행 거리는 최대 6㎞다. 드론에 탑재된 5개의 센서를 이용해 전방 장애물을 피할 수 있어 장애물이 많은 도심에서 원활한 비행이 가능하며 초음파 거리계로 이뤄진 자동항법 시스템 덕분에 GPS가 없는 곳에서도 날 수 있다. ‘카르마 드론’과 비슷하게 비행금지구역 접근을 예방하거나 배터리가 소진되거나 전파 수신이 끊기면 출발 자리로 돌아온다. 비행 시간은 최대 30분이며 가격은 콘트롤러 스크린 여부에 따라 165만원과 205만원 짜리 두 가지가 있다.
주력 분야가 다른 두 회사가 비슷한 제품으로 경쟁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에서는 상대적으로 오랜 역사를 지닌 산업(카메라)과 상대적으로 역사가 짧은 산업(드론)이 영토를 확장하며 맞붙은 사례인 만큼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양사간 신경전도 치열하다. DJI 측은 탁월한 드론 기술력을 확보한 만큼 안정적인 비행 촬영이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고프로 역시 호환성이 탁월한 데다 우수한 비행력까지 접목했다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양사록기자 sa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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