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코스피 상장사의 이익 전망치가 계속 증가하고 있음에도 코스닥시장에는 실적 장세의 온기가 퍼지지 않는 모습이다. 코스닥 상장사 두 곳 중 한 곳은 올 1·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연초 대비 크게 줄었고 적자 전환한 기업들도 속출했다.
1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이 실적 전망치를 내놓은 40개 코스닥 상장사의 올 1·4분기 영업이익은 총 6,038억원으로 연초 추정치 대비 2.19% 줄었다. 특히 40곳 중 절반 이상인 22곳의 영업이익 전망치가 하향 조정됐다. 이경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대형주와 달리 중소형주는 실적이 하향 조정되고 있어 시장 예상치를 빗나갈 확률이 더욱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대형주에서도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실적이 올라가는 업종이 소수에 고정적이라 중소형주까지 실적 개선이 이어지기 힘든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영업이익 추정치가 가장 많이 떨어진 곳은 모바일 게임업체 ‘게임빌(063080)’이다. 증권사 평균치가 4억2,800만원으로 연초 대비 82.2%나 감소했다. 일부 증권사는 게임빌이 전 분기에 이어 올 1·4분기에도 영업적자를 지속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동희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말 출시한 신작 게임의 성과가 저조하고 올 1·4분기에 추가로 출시된 신규 게임이 없다”며 “히트 신작이 나올 때까지 부진은 계속될 것”으로 분석했다. 이어 CJ프레시웨이(-41.3%), 파라다이스(034230)(-37.5%), 디오(-31%), 아스트(-30.3%) 등의 영업이익 전망도 크게 줄었다.
전방산업 악화에 따라 영업이익 추정치가 적자 전환한 곳도 나왔다. 성광벤드(014620)의 올 1·4분기 영업이익은 -8억2,800만원으로 연초 추정치 9억8,400만원 대비 마이너스로 반전했다. 성광벤드의 주요 고객사는 국내 설계·조달·시공(EPC) 업체와 조선사다. 조철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 고객사들이 정유화학 설비를 중심으로 일부 수주를 재개하고 있지만 여전히 뚜렷하게 수주 잔액을 반등시키기에는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정보기술(IT) 업종에서는 희비가 갈렸다. 17개 종목 중 휴대폰 부품주 5개의 올 1·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총 300억원으로 연초 추정치 대비 27.8% 감소했다. 인터플렉스(051370)는 -60억5,000만원으로 연초 추정치인 4억5,000만원 대비 마이너스 전환했고 파트론(091700)(-27%)과 와이솔(122990)(-8.3%) 등도 줄었다. 휴대폰 관련 부품주의 실적 둔화는 지난해 ‘갤럭시노트7’ 등 주요 제품의 판매 중단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시장 전문가들은 ‘갤럭시S8’ 등 신규 스마트폰의 흥행에 따라 하반기 실적이 좌우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도체 관련 부품주 12개사의 올 1·4분기 영업이익은 총 2,302억원으로 연초 대비 4.5% 늘었다. 반도체 산업의 호황에 따라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대형주의 훈풍이 중소형주로도 옮겨가는 모습이다. 테스(095610)의 올 1·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154억원으로 연초 추정치 대비 59.8% 증가하면서 40곳의 코스닥 상장사 중 가장 많이 늘었다. 서울반도체(046890)(47.3%), APS홀딩스(054620)(40.7%) 등도 영업이익 추정치가 연초 대비 크게 증가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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