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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조이자 신용 9~10등급 급증

3월 9~10등급 0.2%·1.8%씩 ↑

연체·대부업 이용 늘어 신용강등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등 2금융권까지 잇따라 대출을 조이면서 신용 최하등급인 9~10등급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10등급은 다중채무가 있으면서 대부업체와도 거래하는 수준인데 저축은행 이용자가 추가 대출이 막히면서 대부업체를 이용하다 보니 잇따라 신용 강등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17일 나이스평가정보에 따르면 지난 3월 현재 대출 거래가 있는 사람 중 9등급과 10등급 수는 59만5,124명과 32만7,212명으로 지난해 말보다 각각 0.2%, 1.8% 증가했다. 지난해 말에는 전 분기보다 각각 1.5%, 1.2% 감소했지만 시중은행과 저축은행이 연쇄적으로 대출을 조이면서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금융거래의 가장 말단에 위치한 9~10등급자가 증가하는 것은 전방위적인 가계대출 억제로 인해 기존 대출상환이 연체되거나 대부업으로 갈아타는 경우가 빈발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신용정보업체의 한 관계자는 “저금리로 이자비용이 낮아진 덕에 연체율 등이 줄면서 전반적으로 신용등급이 개선됐지만 올 들어 금융당국이 시중은행, 제2금융권인 저축은행과 카드·캐피털 등에 대출 억제 신호를 보내면서 경계에 있던 대출자들이 밀려나기 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KB국민은행이 이날부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을 시행하기로 하면서 기존 대출자들이 ‘풍선효과’로 ‘시중은행→저축은행’ ‘저축은행→대부업체’ 등으로 밀려 결국에는 신용등급이 하락하는 사례가 빈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DSR는 매달 갚아야 하는 기존 대출의 이자는 물론 원금상환액까지 심사하는 것을 말한다. 금융당국은 시중은행에 이어 농·신협, 새마을금고,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에도 DSR를 도입한다는 방침이어서 신용등급 하락 추세는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제2금융권 관계자는 “1금융권에서 밀려난 수요를 제2금융권에서 받고, 2금융권 대출을 받던 기존 한계 대출자들은 추가 대출이나 만기연장이 거부돼 대부업체나 사채에까지 손을 벌려야 하는 경우가 늘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관계자는 “가계부채 증가세를 틀어막으면서 생겨나는 (은행의) 금리 인상과 대출한도 축소 등의 부담이 저신용자에게 고스란히 전가되고 있다”며 “저신용자의 부채 부실화가 급속히 진행될 수 있고 이 경우 아예 상환을 포기하는 모럴해저드 발발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조권형기자 buz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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