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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평가 국내바이오에 꽂힌 외국 자본

'보톡스 신성' 휴젤, 베인캐피탈과 9,200억 빅딜

바이넥스도 중국 업체로부터 2,100억 투자 따내

"글로벌 기술력 대비 기업가치는 낮게 형성 매력적"

국내 중소·중견 바이오 기업들이 해외로부터 거액의 투자를 성사시키며 눈길을 끌고 있다. 뛰어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자본·경험에서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으로 한 단계 올라서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바이오의약품 전문기업 휴젤(145020)은 지난 16일 이사회를 열어 운용자산이 750억달러 이상인 글로벌 사모펀드 베인캐피탈을 대상으로 4,547억원 규모의 3자 배정 유상증자 및 전환사채 발행을 결의했다고 17일 밝혔다.

이와 함께 휴젤의 최대주주인 명목회사 동양에이치씨의 지분 100%를 베인캐피탈에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 두 개의 거래를 합치면 총 9,200억원 규모에 이르는 ‘빅딜’이다. 거래가 마무리되면 베인캐피탈은 휴젤 지분 45.32%를 보유한 최대주주가 된다.

2001년 설립된 코스닥 상장기업 휴젤은 일명 ‘보톡스’라고 불리는 생물학적 제제 ‘보툴렉스’를 세계 여섯 번째로 개발해 해외로 수출하고 있는 바이오 의약품 전문기업이다. 고품질의 필러 제품, 고기능성 화장품 등도 잇따라 선보이며 코스메슈티컬(의학적으로 규명된 성분을 함유한 기능성 화장품) 분야의 신흥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보툴렉스의 경우 2015년 12월부터 미국, 2016년 3월 유럽, 같은 해 5월 중국에서 각각 임상 3상을 승인받는 등 글로벌 영토를 확장하는 중이다.

휴젤의 한 관계자는 “베인캐피탈은 미국·영국의 대형 의료기관인 아카디아, 세계 최대 바이오의약품 임상시험 대행기관(CRO)인 퀸타일스, 독일의 대형 제약사 스타다(STADA)를 인수하는 등 헬스케어 분야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며 “휴젤이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는 데 강력한 시너지를 발휘할 것”이라고 밝혔다. 회사는 이어 “이번 거래는 국내 바이오 기업 가운데서도 최대 규모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은 것으로 기록될 것”이라며 “경영권 분쟁과 균주 논란 등 최근 회사를 흔들던 악재들을 해소할 수 있는 계기도 되리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외국 자본이 국내 중소·중견 바이오 기업에 눈독을 들이는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베인캐피탈은 지난해 8월에도 골드만삭스와 컨소시엄을 결성해 국내 중소 화장품 제조사인 카버코리아의 지분 일부를 약 4,300억원에 인수해 주목받았다. 카버코리아는 ‘이보영 아이크림’으로 유명세를 탔던 코스메슈티컬 브랜드 A.H.C.를 만들어낸 회사다. 베인캐피탈·골드만삭스 컨소시엄의 투자를 받은 카버코리아는 최근 할리우드 스타 앤 해서웨이를 A.H.C.의 글로벌 광고 모델로 기용하는 등 공격적 행보를 걷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업체 바이넥스가 중국 국영기업인 칭화동방그룹으로부터 2,1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끌어내기도 했다. 양사는 한중 정부가 공동 추진하는 국제 공동기술 개발사업을 통해 바이오의약품을 개발하는 데도 협력할 방침이다.

바이오업계는 이 같은 움직임이 한국 바이오 기업의 기술력과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 결과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은 기술력은 글로벌 수준이지만 좁은 내수 시장의 한계 탓에 기업 가치가 낮게 형성된 측면이 적지 않다”며 “한국 기업을 인수함으로써 세계 최대 시장으로 꼽히는 중국 공략에 나설 수 있다는 복안도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경미기자 km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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