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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부 추경' 가시밭길 예고

"법적요건 충족 못할 것" 분석 속

"현시점 불필요" KDI도 입장선회

강행땐 국회서 치열한 공방 펼 듯

유력 대선후보들이 집권 이후 추가경정예산 편성 방침을 밝히고 있지만 현재 경기 상황이 법적 요건을 충족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8일 국책연구원인 한국개발연구원(KDI)까지 기존 입장을 바꿔 “현시점에서는 추경이 필요없다”며 불가론 쪽에 섰다. 이에 따라 추경이 그대로 추진될 경우 법적 요건을 놓고 국회에서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어느 당도 절대다수를 점하지 못한 현 국회 상황에서 진통이 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지난 17일 취임 직후 10조원대 일자리 추경을 편성하겠다고 밝혔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도 소비침체 극복을 위해 (집권 초) 고려할 여지가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들의 공약은 추경 편성의 법적 요건인 국가재정법 89조의 어느 조항과도 딱 맞아 떨어지지 않는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국가재정법 89조는 추경 편성을 △전쟁이나 대규모 재해가 발생한 경우 △경기 침체, 대량 실업, 남북 관계의 변화, 경제 협력 같은 대내외 여건에 중대한 변화가 발생했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 △법령에 따라 국가가 지급해야 하는 지출이 발생하거나 증가하는 경우로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경기가 급랭할 것으로 봤던 지난해 말과는 상황이 달라졌다”며 “법적 요건에 부합하지 않는데 추경 카드를 꺼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연초 경기 부진 우려에 따른 추경 편성 가능성에 대해 올해 1·4분기 경기지표를 보고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그런데 한국은행에 이어 KDI까지 경제 성장률을 상향 조정함에 따라 추경의 추진 동력이 줄어들고 있다. 한국은행은 오는 27일 국내총생산(GDP) 속보치를 발표한다.



다만 차기 정부가 취임 초기 경기 부양과 국정과제 실현 등을 위해 추경 편성을 밀어붙일 가능성은 여전히 크다. 박근혜 정부의 경우 취임 직후인 2013년 경기 부양 및 이명박 정부 때 발생한 대규모 세수 손실을 메우기 위해 17조3,000억원 규모의 추경을 실시했다. 2015년에는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및 가뭄(대규모 재해), 2016년에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 및 일자리(대량 실업 우려 등)를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경기 부양 성격이 강했다.

올해의 경우 지난해 말 예상했던 것보다 경기가 완만하게나마 살아나는 조짐이 보이면서 경기 침체나 대량 실업을 추경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우기 어려워졌다는 분석이다. 김성태 KDI 거시·금융경제연구부장은 “일부 후보가 추경 편성 공약을 했던데 추경은 단기적 경기 대응 방안으로 (국가재정법에) 다른 용도가 규정된 것은 없다”며 “경기 하방 요인이 적어 지금 당장 추경을 해야 한다는 의견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세종=김정곤기자 mckid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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